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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IMM 러브콜 응할까 [하이투자증권 매각]대주주 적격성·K뱅크 의혹 부담…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 '플랜B' 고려

민경문 기자공개 2017-08-11 10:22:06

이 기사는 2017년 08월 09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사 전환을 준비중인 우리은행이 증권사 인수를 놓고 고민중이다.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동참하자는 IMM PE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NH투자증권(구 우리투자증권) 대비 매력도가 떨어지는데다 대주주 적격 심사를 우려하는 눈치다.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전환 가능성도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재개했다. 작년 7월 공개입찰이 무산된 이후 1년 만이다. 지주사 전환 이후 금융 자회사 매각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DGB금융지주, IMM PE 등이 원매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IMM은 사모투자펀드(PEF) 시장에서 굵직굵직한 바이아웃(buyout) 딜을 성사시켰지만 증권사 인수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IMM PE가 희망하는 앵커 투자자는 우리은행이다. 올해 1월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에 참여해 지분 6%를 확보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외형상 IMM이 먼저 러브콜을 보낸 형국이다.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밝히면서 증권사 인수도 고려할 것이라는 전망과 맞닿아 있다. 두 달 전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아주캐피탈을 인수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우리은행은 아직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매각한 지 3년 만에 증권사 인수를 도모하는 것에 따른 비판적 여론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굳이 '전국구'가 아닌 지역 거점의 중소형 증권사를 사들일 필요가 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지점 34곳(올해 1분기 기준) 가운데 부산, 울산 등에만 60% 정도가 몰려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은행이 대주주 변경 요건을 우려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우리은행이 IMM의 후순위 LP(유한책임투자자)로 나서더라도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심사는 불가피하다. 플랫폼은 IMM이 제공하지만 사실상 우리은행이 인수 주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 큐캐피탈은 이 같은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독자 계정으로 SK증권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2015년 일본계 PE인 오릭스는 지분 파킹 논란에 부딪쳐 현대증권 인수를 포기했다. 현대그룹이 우선매수권을 청구할 수 있고 5년 경과 시에는 콜옵션이 붙어 있는 조건이었다. 당시 끝까지 대주주 변경 승인을 내주지 않은 금융당국 입장에서 우리은행을 내세운 IMM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작업을 인정할 지가 관건이다.

케이뱅크 인가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진 점도 우리은행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감사원은 케이뱅크 주요 주주 중 한 곳인 우리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결격 사유에 대해 금융감독 당국이 제대로 판단했는지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업종 재무건전성 기준치 이상 충족 여부 등이 감사 대상이다.

우리은행으로선 유일한 종금사로 남은 우리종합금융의 활용 카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굳이 제 3의 증권사를 인수하느니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하면 그만이다. 결국 종금사와 증권사 중 라이선스 선택의 문제라는 얘기다.

지난 5월 우리종금 측은 "우리은행의 민영화 이후 증권사 전환을 중장기적 발전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계획되거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우리은행이 의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IMM PE의 하이투자증권 인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 동안 다수의 SK증권, 이베스트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 매물이 나왔지만 관심을 드러낸 기관 투자가는 많지 않았다. 시장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증권사 인수는 세제 부담을 덜 수 있는 지주사 전환 이후에나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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