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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공모채 시장 뚫기…분할 후 각개격파 [그룹조달&신용이슈]오일뱅크 2800억 '스타트'…신설 분할법인 이슈어 등급 속속, 발행 채비

양정우 기자공개 2017-08-21 09:35:42

이 기사는 2017년 08월 16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 '현대중공업 분할'이라는 강수를 던진 현대중공업그룹이 회사채 시장에 복귀할 채비를 하고 있다. 그룹 계열 전반이 아직 '조선업 리스크'에 묶인 가운데 유동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달 그룹의 캐시카우인 현대오일뱅크가 28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으며 스타트를 끊었다. 현대중공업 분할로 신설된 현대로보틱스와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이하 현대일렉트릭) 등이 신규로 신용등급을 부여받으며 발행 채비를 마쳤다.

조선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자본시장 접근성이 떨어져 있어 '빅이슈어' 지위를 탈환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외부 차입을 시도하는 신설법인들이 현대중공업의 기존 채무에 대한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 현대오일뱅크 2800억 회사채 발행… 신설 분할법인 이슈어 등급 '속속'

한때 현대중공업그룹은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현대'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지난 2012년엔 현대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 하이투자증권 등이 총 2조 원을 넘는 회사채를 찍어내며 빅이슈어로 부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선사가 모태이자 몸통을 형성하고 있는 그룹의 사업 구조상 조선시황에 따라 발행 물량의 부침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엔 그룹 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한 계열사가 아예 등장하지 않았다. 1990년 대 이후 최저 수준인 신조 발주, 유가 회복 지연에 따른 해양 프로젝트 취소 등 조선산업을 둘러싼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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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7월 말 기준

하지만 올 들어 다시 현대오일뱅크를 필두로 회사채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달 초 현대오일뱅크는 28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5년(1000억 원)·7년(1800억 원)물로 만기를 나눠 찍었다. 조선 위기와 무관한 현대오일뱅크는 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신용등급(AA-, 안정적)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1일을 기점으로 4개 회사(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로 분할했다. 독립 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한 현대일렉트릭과 현대로보틱스는 최근 들어 주요 신용평가사에서 신규 등급을 부여받고 있다. 조만간 회사채나 CP 등을 본격적으로 찍어낼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현대일렉트릭(전기전자)과 현대로보틱스(로봇 및 투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등이 영위하는 자체 사업은 견고한 시장 지위를 쌓아왔다는 평이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소속 사업부로서 조선과 해양, 플랜트 사업의 총체적 부진을 만회하는 역할을 감당해왔다.

그러나 국내 신평사들이 새로 책정한 신용등급은 기대에 못 미친다. 현대일렉트릭과 현대로보틱스의 회사채 등급은 현대중공업의 지위(A-)를 그대로 승계했다. 기업어음도 신용등급의 끝자락인 A2-를 부여받았다.

◇ 8조 규모 연대채무 부담…현대중공업 신용등급 하락 '주시'

현대중공업그룹이 제시한 분할 카드는 결국 조선업 리스크가 다른 사업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였다. 건실한 실적을 쌓고 있는 다른 사업부까지 조선업 위기의 테두리에서 저평가받는 상황을 모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금 시장에선 현대일렉트릭과 현대로보틱스 등을 묶고 있는 8조 원 규모의 연대채무를 주시하고 있다. 분할 전 현대중공업(올해 3월 말 기준)의 차입금 규모는 8조 2000억 원 수준. 상법상 인적분할의 경우 신설법인과 존속법인은 분할 전 차입금에 대해 연대해 변제할 책임을 진다.

때문에 주요 신평사는 평정에 나서며 각 계열사가 짊어진 연대보증 채무를 등급 상하향의 트리거로 제시하고 있다. 연대보증에 따른 재무 부담이 향후 등급 평정을 좌우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의 수주 부진과 실적 저하 등이 이어지면 우발채무 리스크와 직간접적 지원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올 들어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A-, 부정적)하기도 했다. 조선 시황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 자구 노력 끝에 영업이익 흑자(올해 2분기 연결기준 1517억 원)를 달성했다. 하지만 매출 규모(4조 6292억 원)는 전년보다 1조 4000억 원 가량 감소했다. 신평업계에선 국내 조선사들의 올해 인도 물량 비중(2016년 말 CGT기준 수주잔고의 83%)이 높은 만큼 신규 수주가 없으면 매출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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