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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에 대한 편견 그리고 진실 [thebell interview]곽동걸 대표 "초기기업 투자는 대형 벤처캐피탈이 해야 한다"

권일운 기자공개 2017-08-21 08:18:12

이 기사는 2017년 08월 17일 16:0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초기펀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을 때 벤처투자 시장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사모펀드 크게 만들어서 먹고살만 한 스틱이 왜 하필 초기펀드냐'는 것이었다. 스틱쯤 되는 대체투자 회사라면 중기 이후 기업의 성장자본(그로스 캐피탈) 투자나 대기업, 중견기업 구조조정 투자에 올인할 때도 됐다고 많은 벤처캐피탈 업계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곽동걸
곽동걸 스틱 대표(사진)도 시장에서 나돌고 있는 스틱에 대한 이렇고 저런 이야기들에 대해 꽤 자세히 귀를 기울이고 있는 듯 했다. "초기기업 투자를 하지 않는다거나, 다른 벤처캐피탈들과 협업하지 않고 독야청청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하더라"는 게 곽 대표의 말이다. "초기기업에 투자하기에는 스틱의 투자 심사 절차가 너무 깐깐하다는 말도 심심찮게 듣고 있다"고 했다.

그런 스틱이 돌연 초기펀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나름의 명분이 있었다. 세간의 선입견을 불식시킬 수 있는 스틱만의 무기도 분명히 존재했다. 최근 2~3년 사이의 회사 내부 분위기나, 곽 대표의 말을 종합하면 스틱은 초기기업 투자에 상당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은 물론 그에 걸맞는 역량도 갖추고 있었다. 곽 대표가 "초기기업 투자는 대형 벤처캐피탈이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게 된 것도 나름의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고심 끝에' 초기펀드 결성 나서

일각에서는 어떻게든 벤처펀드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인 스틱이 그나마 경쟁이 쉬워 보이는 초기펀드 분야에 집중적으로 제안서를 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스틱이 초기펀드를 만들겠다고 나선 게 우발적인 시도는 아니었다. 고육지책은 더욱 아니었다.

스틱은 얼마 전 자기자본 700억 원 시대를 개막했다. 펀드 운용 보수를 먹고 사는 대체투자 회사가 자기자본을 700억 이나 축적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도용환 회장을 필두로 한 스틱 구성원들은 지난해부터 "그간 시장이 우리에게 제공한 베네핏(이익)을 환원활 때가 됐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 초기기업 투자다. 벤처캐피탈로 시작해 대한민국 최대 대체투자 운용사 가운데 하나로 성장한 스틱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가장 큰 파급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였다. 처음에는 50억~100억 원 한도 내에서 직접 초기기업 지분에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하지만 그간 스틱이 쌓아온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파트너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스틱의 성공은 결국 자기자본과 고객이 맡긴 자금 간에 분명한 경계를 두고, 고객의 자금에 대한 이해관계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데서 시작됐다. 그런 스틱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 파트너들은 어떤 의도가 됐던 자기자본 투자에 나서는 것은 이해관계 상충 우려가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래서 택한 것이 초기기업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이었다. 대신 출자자(LP)와 스틱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최선의 성과를 일궈내기 위해 적잖은 금액을 스틱이 초기기업 펀드에 투자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LP들이 규약상 허용하기만 한다면 심사역 개인의 펀드 출자도 허락하겠다는 것이 곽 대표의 생각이다.

◇초기기업 투자 비중 67%...멀티펀드 전략 통해 더욱 박차

스틱이 초기기업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도 오해다. 곽 대표는 "가장 최근까지 자금 집행이 이뤄진 해외진출 플랫폼 펀드와 팬아시아 펀드의 창업 7년 이내 기업 투자 비중이 67%였다"면서 스틱에 대한 벤처투자 시장의 평가에는 편견이 상당 부분 개입돼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수익 모델이 뚜렷해 보이지 않는 사업에 대한 투자를 꺼려한다거나, 전통산업군을 선호한다는 인식도 편견에서 비롯됐다는 게 곽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보안 서비스 기업에 50억 원을 투자한 사례나 가상현실(VR)과 연계가 가능한 게임사에 투자한 사례, 창업 초기 단계의 제약사에 투자한 사례 등 일일이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초기기업 투자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여느 초기기업 펀드 운용사들이 그렇듯 많은 기업에 소액을 뿌리는 방식의 투자는 지양하겠다는 방침이다. "어쨌건 투자 대상은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곽 대표는 "소액을 투자한 뒤 허송세월만 보내는 이른바 '스프레드 앤드 프레이(Spread and Pray)' 형태의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곽 대표는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흐름은 초기기업에 10억 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한 뒤 후속 자금 수요가 발생할 때 20억~30억 원, 40억~50억 원을 추가 공급해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어찌 보면 벤처캐피탈에서 시작해 대형 사모펀드(PEF) 시장까지 성공적으로 영토를 확장한 스틱의 DNA에 가장 부합하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런 맥락에서 벤처부문(대표 정근호 상무)은 복수 펀드를 운용하는 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벤처펀드들의 경우 주목적 투자 대상이라는 제약이 존재하다보니 다양한 펀드를 보유하고 있어야 기업의 산업 섹터별, 성장 단계별로 적절한 성격의 자금을 공급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곽 대표는 "기본적으로 기술 기반의 기업을 선호하지만, 투자 대상 기업이 어떤 산업군에 속해 있는지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는 편"이라며 "벤처부문의 펀드 포트폴리오만 놓고 본다면 초기기업 펀드와 중기 이후의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 특정 산업군에 주로 투자할 수 있는 펀드를 각각 조성하는 것이 지금의 목표"라고 말했다

◇초기기업 밸류업을 위한 최고의 무기 'OPG'

역설적이지만 스틱에 대한 편견을 불러온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지나치게 깐깐한 투자 심사 과정이 꼽힌다. 어지간한 초기기업은 스틱의 투자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섣불리 겁을 먹은 초기기업들은 다른 벤처캐피탈로 발길을 돌렸고, 이는 스틱은 초기기업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편견으로 확대 재생산됐다.

하지만 곽 대표가 소개한 지금의 스틱 벤처투자 심의 체계는 초기기업 투자를 위한 상당한 수준의 최적화 작업을 마친것 처럼 보였다. 예컨대 초기기업 심사보고서는 최대한 간소하게(10매 내외) 작성한다던지, 최종 투자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실시하는 실사를 최대한 간소화한다는 방침을 수립한 것 등이다.

곽 대표는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는 본인과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이상복 대표가 투심위원으로 참석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 자체에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면서도 "투심위 구성상 벤처부문이나 소속 심사역 개개인이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는 건이라면 얼마든지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무수한 돌들 사이에서 가려낸 옥구슬의 가치를 배가시키기 위한 체계는 그 어느 대체투자 회사보다 탄탄하게 구축해 놓았다고 자부하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 임원을 역임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컨설팅 그룹 'OPG(Operating Partners Group)'를 통해 개별 투자기업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스틱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스틱은 아무리 초기 단계의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투자를 집행함과 동시에 일명 '100일 플랜'을 가동하고 있다. 투자심의 단계에서부터 해당 기업을 지켜보던 OPG 소속 고문은 100일 플랜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곽 대표의 말에 따르면 OPG의 컨설팅을 받기 위해 스틱에 투자를 받으러 오는 초기기업이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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