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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회장 인선 잡음, 심정 복잡한 롯데 '낙하산 논란' 속 1표 행사 장고, 신동빈 회장 재판 등 부담

길진홍 기자공개 2017-08-22 08:15:48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1일 11: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지주 회장 인선을 둘러싼 잡음이 롯데그룹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소속으로 회장 선출에 1표를 쥐고 있는 내부 핵심 인물이 정부 측 인사로 거론되는 후보 반대편에 표를 던진 사실이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이 ‘뇌물공여와 ‘비자금' 혐의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인상을 줄 수 있는데다 의견을 뒤집을 경우 낙하산 지지 논란에 휩싸이는 등 이래저래 부담을 안게 됐다.

이봉철 부사장
<이봉철 부사장>
BNK금융지주 2대주주인 롯데그룹은 회장 후보 최종 승인을 위한 주총까지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8월 17일 임추위를 열고 최종 1인 후보를 선정하려 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6명 이사들의 표심이 3대3으로 갈렸다.

여기에는 롯데 지배구조 개선을 총괄하고 있는 이봉철 경영혁신실 재무혁신팀장(부사장)이 포함돼 있다. 이 부사장은 내부 인사로 꼽히는 박재경 회장 직무대행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군에는 박 회장 외에 정민주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와 외부 인사인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들었다.

임추위는 격론 끝에 21일 저녁 7시 다시 회의를 여는 것으로 끝이 났다. 업계에서는 롯데 측 인사인 이 부사장의 표심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이 부사장은 2015년부터 BNK금융지주 비상임이사로 활동해 왔다. 그 전까지 채정병 전 롯데카드 사장이 비상임이사로 있었다.

이 부사장은 수년간 BNK금융지주 비상임이사를 맡으면서 내부인사가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회장 구속 등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고 조기에 경영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연착륙' 카드를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내부 사정에 밝은 인물이 차기 회장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불거졌다. 외부 인물인 김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대한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김 전 부회장은 고 노무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으로 대표적인 참여정부 인사로 분류된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선 후보의 경제고문으로도 활약하기도 했다. 김 후보의 수차례 부인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롯데 측 입장에서는 정부 측 인사에 반대표를 던진 셈이 된다.

이는 신 회장에 대한 공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상당한 심적 부담이 되고 있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공여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올 초 시작한 비자금 수사 재판도 진행 중이다. 민감한 시기에 돌발 변수가 터지면서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롯데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서 이번 사태가 몰고 올 후폭풍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최종 의사결정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가 어느 쪽을 선택하든 당장 비난 여론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입장을 바꿔 김 전 회장을 지지할 경우 낙하산 지지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최종 후보가 선출된 뒤에도 이 같은 고민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후보 선출 후에는 주총 승인을 거쳐야 한다. 2대주주인 롯데제과는 BNK금융지주 지분 11.33%를 갖고 있다. 회장 선임을 위해서는 출석 주주의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표를 얻어야 한다. 대주주인 롯데의 표에 따라 향방이 갈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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