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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철곤 부부, 오리온 장내매수 2회 '수익률 3370%' [오너십의 탄생]②계열분리 전 대량매입, 주가 34배 상승…자산 증식 원천 기여

박창현 기자공개 2017-09-11 08:20:18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기업과 오너십도 마찬가지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오너들도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배구조 재편의 풍파와 무게를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왕관을 쓸 수 있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오너십의 형성 스토리와 핵심 변곡점들을 되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6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부인 이화경 부회장이 장내에서 매입한 오리온 주식 가격이 34배 가까이 뛰면서 천문학적인 투자 평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그룹과의 계열분리 전 지배력 강화를 위해 매입한 주식이 오너 일가 자산 증식의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은 주식 보유량 변동이 거의 없는 오너들이다. 주가 부양을 위해 장내 매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여타 대기업 오너들과 달리 매매 거래 건수가 손에 꼽힐 정도다. 부부가 함께 장내매수에 나선 적도 딱 한 번 뿐이다.

오리온

담 회장 부부는 2000년 12월 8일 동시에 오리온 주식을 장내에서 매입했다. 당시는 오리온그룹이 동양그룹과의 계열 분리를 준비하고 있던 시기였다. 계열 분리 시점이 다가오자 오너십 강화 차원에서 적극적인 주식 매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담 회장 부부는 주식 매수일 하루 동안 전체 주식의 9% 이상을 사들였다. 먼저 이 부회장이 19만 3970주를 매입했다. 전체 주식의 3.65%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식 취득 결과 보유 지분율도 8.16%에서 11.81%로 크게 상승했다. 주식 매입 비용으로 44억 6131만 원을 투입했다. 주당 취득가는 2만 3000원이었다.

그룹 총수로 내정된 담 회장도 장내매수 대열에 합류한다. 담 회장은 단 한번의 장내매수로 기존 보유량보다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한다. 거래 직전 담 회장의 오리온 소유 주식수는 26만 5352주에 불과했다. 지분율은 딱 5%였다. 하지만 장내 매수를 통해 이보다 더 많은 29만 7632주(5.61%)를 확보한다. 지분율도 10.61%까지 뛰었다. 주식 취득을 위해 총 68억 4553만 원을 투자했다. 주당 취득가는 이 부회장과 동일하다.

이후 부부가 동시에 오리온 주식 장내 매수에 나선 적은 없다. 담 회장은 장내 매수 거래 자체를 하지 않았고, 이 부회장만 지난해 8월 두 차례에 걸쳐 총 1만 주만 취득했다. 지분율로 따지면 0.2%도 안되는 규모였다.

계열분리 전 장내매수했던 이 오리온 주식은 이후 담 회장 부부 자산 증식의 핵심 지렛대가 된다. 취득 당시 가격과 비교해 해당 주식의 시장가격이 수십 배 뛰었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올해 초 지주사 전환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 일환으로 주식 액면 분할을 단행했다. 주식 액면 분할로 오리온 주당 액면 가액은 기존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되고, 발행주식 총 수는 600만 8299주에서 6008만 2990주로 10배 늘어났다.

분할 직전 마지막 거래일인 5월 23일 오리온 종가는 79만 8000원이었다. 이 주가를 기준으로 담 회장이 장내 매수한 주식의 가치를 산정하면 2375억 원에 달한다. 이 부회장 보유분 역시 평가액이 1547억 원이 넘는다. 최초 취득가와 비교해 34배 이상 가치가 뛴 셈이다.

당장 현금화에 나서면 투자 원금을 제외하고도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은 각각 2300억 원, 1500억 원 이상을 손에 쥘 수 있다. 평가 수익률은 3370%에 육박한다.

오리온이 지주사 '오리온홀딩스'와 사업회사 '오리온'으로 분할되면서 담 회장 부부 소유 주식도 분할 비율에 따라 나뉜 상태다. 분할 후 양 사 주가가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전체 지분 가치도 2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여전히 최초 취득 가격과 시장 가격 간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2700% 대 수익률이 유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온 주가가 동양그룹과의 계열분리 후 수십 배 뛰면서 선제적으로 지분을 확보한 오너 일가가 자산 증식의 기회를 잡았다"며 "다만 지주사 전환 후 지배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차익 실현 거래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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