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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노협 이대로 좋은가]투쟁일변도 결말은 '승자 없는 게임'④노사갈등 장기화 조짐에 경쟁력·브랜드가치 훼손 우려

안경주 기자/ 원충희 기자공개 2017-09-21 10:58:53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0일 07: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누가 이기든 결국 모두 지는 싸움입니다."

최근 KB금융그룹 노사갈등을 지켜본 한 금융지주사 직원의 관전평이다. 노조의 강경일변도 투쟁이 장기화되면 노사 양측 모두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어 결국 '승자 없는 게임'이 된다는 관측이다. '리딩금융그룹' 등극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노사 간 불화는 KB금융의 대외이미지 실추 및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KB금융 계열사 노동조합협의회(이하 KB노협)는 지난 15일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확대위)가 윤종규 현 회장을 심층면접 대상자로 단독 추천한데 대해 "셀프연임 자작극"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노협 측은 "이번 회장 선임절차가 원천무효"라며 "윤 회장 사퇴와 거수기 사외이사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회장 연임 찬반 설문조사 개입 의혹 외에도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새로운 고소·고발을 추진하기로 하고 조합원을 상대로 관련 제보를 접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KB노협의 강경투쟁 방침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장기화될 조짐만 보이고 있는 셈이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의 중재노력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확대위 발표가 있던 지난 14일 윤 회장,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과 비공식면담을 가졌다. 그러나 이후에도 KB노협의 강경행보는 누그러지지 않았다.

문제는 KB노협의 이 같은 투쟁방침이 직원들의 지지를 얻기 어려워 보이는데다 내부 경쟁력 약화, 대외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KB노협은 그동안 윤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지만 내부에서도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비판이 상당했다. 특히 윤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KB노협의 강경투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별한 흠결이 없고 그룹 발전에도 크게 기여한 회장의 연임을 노조가 결사적으로 반대하다보니 외부세력과의 결탁설, 은행장 선출개입 포석 등의 다양한 추측까지 나돌고 있다.

KB금융 한 직원은 "윤 회장의 연임이 빠르게 확정되면서 '연임반대' 또는 '선임절차 원천무효'를 주장하기에 명분이 약하다"며 "대안도 마땅치 않아 직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더구나 KB노협 요구가 이익분배, 처우개선이 아닌 경영진 선출에 목적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조직내부에 벌어지는 세력다툼의 전형일 뿐이란 눈총도 받고 있다. 달리 말하면 현재 노사갈등은 누가 회장 혹은 은행장이 될 것인지를 놓고 벌어지는 갈등이며 결국 출신·연고를 앞세우는 집단들의 제몫 챙기기일 뿐이란 냉소적인 반응이다.

금융권에서 노조의 성급한 투쟁으로 오히려 역풍을 맞았던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15년 옛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은행과의 조기합병에 반발하며 발목잡기에 나서자 사내 인트라넷에서는 "노조가 조기통합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릴레이 성명이 게재되는 등 직원들의 이반이 표면화됐다.

앞서 2014년 국민은행 노조 역시 1박2일 행장 직무대행 사무실 앞 복도를 점거하고 실력 행사에 나섰으나 여론의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노조는 KB국민카드 정보유출 사태의 수습을 위해 추가근무를 한 직원에게 특별수당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정보유출 사고는 고객들이 피해를 본 사건이라 반대여론이 일었다.

이처럼 때를 가리지 않은 요구와 인사간섭은 피로감과 혼란으로 이어진다. 이는 장기적으로 노조의 신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강경투쟁이 장기화되면 KB금융의 브랜드가치 손상도 불가피하다. 가령 해외 현지금융당국이 인·허가를 내줄 때 중요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 '평판리스크'인데 노사갈등으로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면 고스란히 영향을 받게 된다.

실제로 이런 우려가 조금씩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KB금융 직원들이 가장 먼저 분위기를 감지했다. 조합원도 아니고 경영진도 아닌 중간관리자급의 한 직원은 "요즘 이러다가 리딩뱅크 자리를 다시 내놓을 수 있다는 얘기가 저절로 나온다"며 걱정했다.

결국 KB금융 노사 양측이 하루 속히 타협책을 찾지 않는 한 이런 걱정은 현실화 될 가능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최근 윤 회장이 '노조는 항상 대화의 파트너'라고 밝힌 만큼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며 "대화의 물꼬를 터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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