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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 '탄약 한우물' 영토확장 잰걸음 [방산업 리포트]지주사 전환 후 수출 2배 늘어, 미국 의존 탈피 과제

심희진 기자공개 2017-09-27 08:19:31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5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풍산이 방산부문 내수시장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 시장인 미국 외에 중동, 동남아시아 등으로 판매처를 확보하고 있다. 품종 다양화를 위해 27여 개 신규 사업도 추진 중이다.

1968년 10월 설립된 풍산은 1973년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에 탄약 공장을 설립하면서 방위산업에 진출했다. 그 해 정부로부터 탄약 제조업체로 지정받은 풍산은 1982년 부산시 동래구에 위치한 육군 조병창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본격 확장했다.

풍산은 5.56㎜ 소구경 탄약부터 8인치 곡사포탄까지 군이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탄약을 국산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통해 군 전력 향상, 수입대체를 통한 외화절감 등에 기여했다. 업계 최초로 최고경영자(CEO)와 현장 작업자가 모두 참여하는 TPM(Total Productive Management)을 도입해 생산·개발·영업·관리 등 전 부문에 걸쳐 경영 효율성도 높였다.

내실을 다져가던 방산부문은 2004년 3월 약 91억 원을 들여 풍산FNS(옛 협진정밀)를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그 결과 2004년 2300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1년 만에 3100억 원으로 33%가량 늘었다. 풍산FNS는 탄약 신관류를 개발해 제조한다. 매년 250억~280억 원의 매출과 10억 원 중후반대 순이익을 거두고 있다.

한국형 독자모델을 개발하는 데 힘쓴 풍산은 국내 유일 종합 탄약제조 업체로 발돋움했다. ㈜한화 등 일부 기업이 몇몇 포탄류를 만들고 있지만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다. 특히 총알의 경우 풍산이 정부에 전량 납품하고 있다. 총알은 소모성 부품이라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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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은 2008년 지주사 전환에 맞춰 방산부문 전략을 수정했다. 주요 거래처였던 국방부 비중을 줄이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독점적 탄약 공급, 풍산FNS 인수 등으로 외형이 커지긴 했지만 내수시장 성장 한계로 2008년까지 방산부문 매출액은 3000억 원대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중동 지역 등 판매처를 다변화한 결과 방산부문 매출액은 2009년 4700억 원, 2010년 5050억 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2007년까지만 해도 600억 원 안팎이었던 방산부문 수출액이 2008년 1400억 원, 2009년 1670억 원으로 각각 늘어난 게 주효했다. 같은 기간 탄약의 총 수출량도 연 300만~400만 톤에서 600만 톤 중반대로 증가했다. 파키스탄에서 1억 달러의 대구경탄 수주를 따낸 데 이어 미국 스포츠탄의 도매 계약을 늘린 게 영향을 미쳤다.

2010년대 들어 한화테크윈의 K-9과 현대로템의 K-2가 북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로 수출되면서 해외시장 활로는 더욱 넓어졌다. 포를 사용하려면 포탄이 장착돼야 하는데 북아프리카, 동남아 등엔 포탄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설비가 없었다. 이들 국가들이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 포탄을 조달한 결과 풍산의 수출액은 3357억 원으로 2009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13년 미국 소구경탄 시장 공략을 위해 세운 법인 'PMC Ammunition'도 방산부문의 성장을 거들었다. 환경 규제로 현지 탄약 공장들이 잇따라 폐쇄하자 풍산은 PMC를 설립해 직접 유통망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PMC의 매출액은 2014년 9383만 달러, 2015년 1억 840만 달러, 2016년 1억 4149만 달러로 매년 증가했다.

다만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건 부담이다. 실제로 2015년 미국 스포츠탄 시장 내 가격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수출 마진이 기존 두 자리 수에서 5%대로 떨어진 결과 방산부문 전체 매출도 전년대비 70%가량 감소했다. 미국 비중을 줄이고 탄약 수출국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풍산 관계자는 "현재 미국, 중동 외에 유럽, 동남아 등지로 수출처를 확보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탄 종류를 늘리고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27여 개의 신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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