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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어디로 가나]'철수냐 고사냐' GM 속내는④'영구 기술 사용권' 한국GM 매각 걸림돌, 자본확충 않고 대여 늘려

길진홍 기자공개 2017-10-23 07:58:57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9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M은 한국시장을 떠날 수 있을까.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국GM 비토권이 소멸되면서 경영권 매각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GM측과 체결한 '비용분담협약(CSA, Cost Share Agreement)'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GM
한국GM이 영구적으로 자동차 생산 기술 사용권을 가지면서 제3자 매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GM이 경영전략을 제한하는 산업은행 비토권 소멸에도 불구하고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해 한국GM 매각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다만 한국GM이 잇단 손실로 자본이 완전 잠식당하는 등 재무구조 훼손으로 고사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유일한 자금줄인 GM이 자본 확충이 아닌 대출 위주의 유동성 공급 전략을 펼치면서 재무구조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GM에 영구적 기술 사용권…M&A 장애

산업은행은 2010년 GM측과 주주간협약을 변경한 'GM대우 장기 발전방안 합의문'을 체결했다. 한국GM 경영을 책임진 GM이 당시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합의문이 개정됐다.

산업은행 지분율이 17%로 희석되면서 주주총회 특별결의안건에 대한 반대권(비토권) 행사 지분율이 기존 25%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GM은 또 한국GM이 발행한 우선주의 상환보증을 약정한다.

당시 계약 관계자는 "산업은행 요청이 대부분 받아들여졌으며 GM으로서는 상당히 불리한 조건에 서명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과 GM은 한국GM 비용분담협약도 이때 조정한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한국GM은 옛 대우자동차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전 차종에 대한 생산 및 수출 판매 권한을 갖는다. GM의 대주주 편입 후 이뤄진 기술 개발에 대해서도 한국GM이 사용권을 갖도록 했다.

기술 소유권은 GM에게 귀속되지만 한국GM이 제3자에게 매각될 경우 일정기한 내 데이터를 이전해 갈 수 있도록 했다. GM체제 이전 기술 소유권은 한국GM에게 있다.

산업은행은 한국GM이 주인이 바뀌더라도 독자적인 영업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합의문을 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측의 외부 매각을 견제하는 장치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조항은 10월 16일 산업은행 비토권이 만료되면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GM이 맺은 조항이 법적 구속력을 가질 경우 한국GM을 차지하는 새 주인은 생산 기술을 갖을 수 있다. 쉐보레 브랜드의 스파크(경차), 아베오(소형차), 트랙스(SUV) 등이다.

GM이 섣불리 글로벌시장 판매 주력차종인 경차와 소형차, 소형 SUV를 생산하는 한국GM을 내주기 어렵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GM, 3조 대출 유동성공급…자본확충 왜 안하나

문제는 한국GM의 재무상태가 실적 부진으로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GM은 2016년 개별 기준 매출액 12조 2341억 원, 영업손실 531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이 2.5% 불어난 가운데 전년에 이어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순이익 적자 규모도 6314억 원에 달했다.

영업이익 적자는 판관비 증가 영향이 컸다. 원가율이 93%로 전년대비 4%포인트 낮아지면 매출총이익이 대폭 불어났지만 판관비가 이를 잠식했다. 지난해 매출총이익은 8380억 원으로 전년대비 4250억 원(103%) 증가 추이를 보였다.

한국GM 판관비 추이
<자료: 감사보고서>

하지만 판관비가 1조 3690억 원으로 전년대비 36% 치솟으면서 이익을 잠식당했다. 영업이익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이자비용 지출 등의 영향으로 순손실이 더욱 불어났다. 지난해 6314억 원의 결손금이 발생하면서 자본총계가 87억 원으로 감소했다. 약 3년간 2조 원의 순손실을 인식하면서 자본을 완전 잠식당했다.

한국GM은 자본을 잠식당하면서 대주주인 GM에 유동성을 의존하고 있다. GM은 국내 시중은행과 거래를 끊고 해마다 운영자금을 한국GM에게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유동성공급이 대출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한국GM 재무구조가 훼손됐다. GM측에서 그동안 한국GM에게 대여한 자금이 3조 원에 달한다. 올 초에도 9500만 달러(1073억 원)의 원화 장기 차입약정을 체결했다.

이는 한국GM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차입 증가로 부채가 늘고 이자비용이 불어나는 등 이중고를 겪었다. 대출이 끊길 경우 언제든 부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기초체력 회복을 위해선 GM의 유동성 공급이 자본 확충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

일부에서는 개정 된 CSA가 부메랑이 돼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GM의 잇단 적자에도 불구하고 기술 유출을 우려해 매각을 고려하지 않고 대출 중심의 유동성 지원으로 숨통을 붙여 놓은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GM 측은 현재 공식적으로 한국GM 경영 정상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내부적으로 경영개선 대책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적인 유상증자 등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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