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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어디로 가나]'3조 채무'로 연명, 美 본사 고금리 대출에 허덕①GM, 국내 여신거래 막아…작년 1300억 금융비용 지출

박상희 기자공개 2017-10-19 08:25:06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8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년 째 누적적자로 올해 완전 자본잠식이 예상되는 한국GM은 운영자금을 전적으로 차입금에 의존하고 있다. 3조 원이 넘는 자금의 차입처는 본사인 GM(General Motors Company) 계열사다. GM 정책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과 여신거래를 할 수 없는 한국GM은 울며 겨자 먹기로 국내 은행보다 높은 수준의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GM이 GM 관계사에 지불한 이자비용만 1300억 원에 달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GM의 차입금 규모는 2조 9690억 원이다. 한국GM은 올 2월 특수관계자인 GM 홀딩스(Holdings LLC)와 9500만 달러(1073억 원)의 원화 장기 차입약정을 체결했다. 이 거래를 포함하면 총 차입금은 3조 763억 원에 달한다.

한국GM은 국내외를 제외하고 은행 등 금융기관과 여신거래가 없다. 차입처는 2009년 설립된 GM의 자회사 GM홀딩스다. 한국GM은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당시 함께 양도받은 국내 은행과의 채무 관계를 2010년 모두 정리했다. 차입금을 모두 상환한 것이다. 이후 국내 금융기관과의 거래관계가 일절 없는 상태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과도 금융거래를 하지 않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한국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함께 인수한 국내 금융기관 채무를 만기가 도래하지 않았는데 불구하고 2010년에 모두 상환했다"면서 "이후 외국 은행은 물론 국내 금융기관과 거래 없이 GM 본사에서만 차입금을 빌리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실사 등을 거쳐야 한다. 실사 과정에서 여러 재무 정보들이 공개될 수밖에 없는데 본사인 GM에서 이를 꺼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리면 채권은행에 원치 않는 정보를 공개해야 하고 경영간섭도 받을 수 있어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면서 "한국GM이 같은 방침을 바꾸지 않을 경우 국내 은행과 거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룹 방침에 따라 한국GM은 본사 차입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금리 수준이다. 한국GM은 2012년부터 2015년 7월까지 12차례에 걸쳐 GM 홀딩스로부터 운영자금 원화대출을 받았다.

한국지엠 차입금 이자비용
*출처: 금융감독원

이 기간 차입에 따른 이자율은 5.3%로 동일했다. 3년 간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기준금리 등에 변화가 있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경기 침체 속 한동안 한국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했다면 이자 비용을 더 줄일 수 있었다. 금융기관과의 거래가 막힌 상황에서 한국GM은 사실상 본사에서 정한 이자율을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

GM은 올 2월 진행된 신규 대출의 경우 이자율 4.8%를 적용했다. 하지만 조 단위 적자가 누적된 한국GM의 상황을 감안하면 여전히 감당하기 버겁다는 평가다.

한국GM 2대 주주인 산업은행에서도 GM 측에 이자율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수차례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경영에 책임이 있는 최대주주가 상황이 좋지 않은 한국GM에 너무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했다"며 "GM 측은 한국GM 해외 자회사에도 비슷한 금리로 대출을 해준다는 논리로 반박했다"고 말했다.

GM홀딩스를 차입처로 하는 차입금 규모는 2013년 말 기준 2조 4929억 원에서 최근 3조 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GM이 GM 홀딩스에 지불한 이자비용도 계속 증가했다. 한국GM 2013년 1197억 원, 2014년 1108억 원, 2015년 1121억 원에 이어 지난해 1343억 원을 GM 홀딩스에 지불했다. 4년 간 누적 이자 지불액만 5000억 원에 달한다.

사실상 GM 본사를 대상으로 하는 차입금은 상환 만기 연장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GM은 올해만 1조 1317억 원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GM 측은 적자가 지속되는 현재의 경영상황을 감안해 상당수 차입금의 만기를 연장해 준 상태다. 하지만 한국GM은 많은 이자비용을 계속해서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을 여전히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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