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현대차그룹 일감 '양날의 칼' [격랑 헤치는 해운업계]①계열사서 안정적 매출 실현, '원가상승' 수익 개선 한계
고설봉 기자공개 2017-10-25 08:04:46
[편집자주]
국내 최대의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년. 격랑 속에서 표류해 온 해운업계가 혹독한 구조조정 등을 거치며 옛 영광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국적 선사들을 중심으로 한국해운연합이 출범했다. 치킨게임을 중단하고 사라진 항로를 다시 개척하는 일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격랑을 헤치고 있는 해운사들의 현주소와 앞으로 항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3일 15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가 올 상반기 매출 8조 1661억 원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반기 매출이 8조 원을 넘은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을 상대로 한 물류부문과 CKD부문에서 매출이 불어난 결과다. 중고차판매를 기반으로 하는 기타 부문도 꾸준하게 성장했다.그러나 매년 지속되고 있는 수익성 악화는 극복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201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매출원가 상승으로 인한 영업이익률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원가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고정비 지출이 누적된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과 내부거래를 기반으로 매출을 올리는 가운데 수익성 한계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글로비스의 수익 증대는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계열사 원가 경쟁력 약화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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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기반 물류·CKD 끌고…중개판매 밀고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2월 22일에 설립됐다. 2005년 12월 26일에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해운운송 및 복합물류사업(물류부문)과 CKD(Complete Knock Down)부품 공급사업 등을 한다. 더불어 중고차 및 알루미늄·구리·철강 등 중개판매 사업도 펼친다.
현대글로비스는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8조 1661억 원, 영업이익 3733억 원, 순이익 341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43%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6% 줄었고 순이익은 20.97% 늘었다.
주력인 물류부문이 올 상반기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완성차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물류부문은 현대글로비스 사업의 핵심이다. 물류부문 매출은 올 상반기 3조 938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6.28% 증가했다. 반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8.2%로 집계됐다.
CKD부문은 올 상반기 매출 3조 1465억 원을 달성했다. 상반기 매출의 38.5%를 담당했다. 국내외 부품을 대신 주문받아 포장 등을 거쳐 해운과 항공을 이용해 해외 공장에 납품하는 사업을 한다. 주요 거래 대상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현지 생산을 통한 해외 판매를 확대하면서 매출이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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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진 곳은 중고차 및 철강 등을 중개판매 하는 기타부문이다. 매출액이 1조 816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9.88% 증가했다. 반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3.3%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약 1.4% 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다.
현대글로비스의 매출 성장세는 창사 이래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2012년 연 매출 11조 원을 돌파한 이래 2013년 12조 8613억 원, 2014년 13조 9220억 원, 2015년 14조 6712억 원, 2016년 15조 3406억 원 등 매년 꾸준히 매출이 불어났다. 올해 상반기 매출 8조 원을 돌파하면서 올해 연간 매출 16조 원을 넘기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그룹일감 '원가부담' 수익성 하향 추세 지속
현대글로비스는 꾸준히 이익을 내며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매년 원가부담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은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그룹사를 상대로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글로비스의 내부거래 비율은 연간 약 70%를 상회한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4.57%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대비 0.54% 포인트 낮아졌다. 2010년 이후 매년 영업이익률이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매년 원가율이 조금씩 상승하면서 영업이익률은 지속적으로 둔화됐다.
현대글로비스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2010년 5.05%, 2012년 5.22%, 2014년 4.63%, 2016년 4.75%로 각각 집계됐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영업이익률은 4.5%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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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는 매출원가율 상승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 92.25%였던 매출원가율은 올 상반기 92.89%로 소폭 올랐다. 연간 매출원가율도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2012년 91.40%에서 지난해 92.79%로 상승했다.
판관비율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비용 지출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매출 증가폭이 훨씬 더 커지면서 판관비율이 감소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소폭 늘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341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158억 원을 기록했던 영업외이익이 올 상반기 779억 원으로 대거 늘었다. 이자비용과 기타비용 등은 감소한 반면 기타수익과 지분법수익이 대거 환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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