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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도 안되는 헤지펀드가 '절반' [자투리 헤지펀드 난립] ① 50억 미만 펀드도 30% 비중…대부분 메자닌·IPO 펀드

최은진 기자공개 2017-10-30 09:14:20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5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이 양적팽창을 이루고 있지만 자투리 펀드만 계속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체 헤지펀드 중 절반 이상이 설정액 1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공모펀드에서 소규모 펀드로 분류되는 설정액 50억 원 미만 헤지펀드도 전체의 30%에 달한다. 심지어 전체 운용자산이 100억 원도 안 되는 운용사들도 있다.

◇ 전체 헤지펀드 중 57%, 설정액 100억 밑돌아, 2조 규모

25일 현재 국내 출시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가운데 프라임브로커(PBS)를 활용하고 있는 헤지펀드는 총 676개, 운용사는 103개로 집계됐다. 펀드 설정금액은 총 12조 6252억 원이다.

지난 2015년 말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헤지펀드 시장 진입문턱이 대폭 낮아지며 양적 확대가 이뤄졌다. 올 들어서만 헤지펀드 시장에 6조 원이 유입, 시장 규모가 두배 가량 커졌다. 운용사는 37곳, 펀드 수는 427개 늘었다.

하지만 신생 운용사들이 대거 설립되고 신규 펀드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자투리 펀드도 대거 양산됐다. 1세대 헤지펀드 시대에는 설정액이 100억 원을 못 넘는 펀드가 전무했다. 펀드 하나 출범할 때마다 프라임브로커(PBS)는 물론 연기금 등이 투자하면서 설정액 100억 원은 가뿐히 넘겼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헤지펀드 중 절반 이상은 자투리 펀드로 전락하고 있다. 전체 헤지펀드 중 설정액이 100억 원에 못 미치는 펀드는 총 383개, 전체의 57%다. 이들 설정 규모만 약 2조 원에 달한다. 이 중 절반인 187개 펀드는 50억 원을 밑돈다. 전체의 30% 규모다.

이들 자투리 펀드는 대부분 메자닌과 장외주식을 담는 상품이다. 설정액 100억 원 미만 소규모 펀드 383개 중 절반인 약 147개가 메자닌, IPO, 하이일드채권 투자를 주전략으로 내세웠다. 반면 에쿼티 헤지나 롱 바이어스드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 중 자투리 펀드에 해당하는 펀드는 69개에 그쳤다.

증권사 PBS부서 관계자는 "자투리 펀드들은 수탁은행이나 판매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등 운용상 큰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다"며 "결국 자투리 펀드가 난립하는 것은 시장 질서를 혼란스럽게 하고 더 나아가 투자자 신뢰를 잃을 여지가 크기 때문에 업계는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신생사 대부분 자투리 펀드 보유…운용사 17%, 설정액 100억 하회

운용사 별로 살펴보면 1세대 헤지펀드 운용사를 제외하고는 신생 운용사 대부분이 소규모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자닌을 주로 취급하는 운용사에서 소규모 펀드를 양산하는 경향이 컸다.

메자닌 전문 하우스인 플랫폼파트너스·씨스퀘어·라이노스운용이 설정한 헤지펀드 대부분이 설정액 100억 원을 밑돌았다. 플랫폼파트너스운용의 헤지펀드 22개 중 16개가, 라이노스운용은 20개 중 15개가 설정액 100억 원을 하회했다. 씨스퀘어운용의 경우에는 24개 펀드 중 22개가 소규모 펀드였다.

이밖에 포커스운용은 전체 8개 헤지펀드 전부가 소규모 펀드로 나타났다. 올 6월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후 멀티전략을 활용하는 펀드를 대거 쏟아냈으나 대부분 50~70억 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신영증권, 수림운용, 밸류시스템운용도 절반 이상이 소규모 펀드로 집계됐다.

자문사 시절부터 이름값 있던 라임운용의 경우에도 헤지펀드 19개 중 12개가 자투리 펀드였다. 라임운용 역시 운용사 진출 초창기 메자닌이나 대체투자자산을 편입하는 펀드를 대거 설정하며 자투리 펀드를 양산했다.

헤지펀드 시장에 자투리 펀드가 넘쳐나며 운용자산이 1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운용사도 속출했다. 전체 103개 헤지펀드 운용사 중 운용자산이 100억 원을 밑도는 곳은 17개사로 집계됐다. 전체의 17%다. 이 중 6개 운용사는 운용자산이 50억 원에도 못미쳤다.

또 다른 증권사 PBS부서 관계자는 "운용자산 100억 원에 운용보수 1%, 성과보수 20%라고 가정해도 연 2억~3억 원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인건비나 인프라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운용자산이 100억 원을 넘지 못하는 운용사들은 오래지 않아 정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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