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하나은행, '대기업 대출 정상화' 쉽지 않네 [은행경영분석]대출 비중 하락세 지속, 성장 가능한 포트폴리오 전략 필요

안경주 기자공개 2017-11-03 10:24:35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1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이 올해부터 대기업 대출 정책 정상화를 추진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대출 비중이 여전히 감소한 것. 과거처럼 인위적으로 대기업 대출을 줄이지는 않았지만 중소기업 대출, 특히 소호(SOHO·개인사업자)대출을 크게 늘린 영향 때문이다.

우량 중소기업을 둘러싼 은행간 경쟁 심화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앞으로 대기업 대출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KEB하나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올해 초부터 여신포트폴리오 전략에 변화를 줬다. 지난 2~3년간 추진해 온 대기업 대출 감축 정책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대기업 대출 정책 정상화에 나선 것이다.

이로 인해 2014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던 KEB하나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올해 들어 감소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하나금융지주가 발표한 '2017년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의 올해 3분기 대기업 대출잔액은 15조2920억 원으로 작년말과 비교해 0.2%(340억 원) 증가했다.

KEB하나은행 대기업 대출 비중

KEB하나은행은 여신 포트폴리오 조정 정책에 따라 2014년부터 대기업 대출을 감축해왔다.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 합병을 앞두고 과도한 대기업 대출로 인해 리스크가 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2014년 6월말 기준 KEB하나은행(옛 하나은행+옛 외환은행)의 대기업 대출잔액은 30조3900억 원으로 전체 기업대출 중 37.7%에 달했다. 이는 당시 국내 은행의 평균 대기업 대출 비중(26.3%) 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여신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KEB하나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지난해 말 15조2580억 원으로 감소했다. 기업대출 중 대기업 대출 비중도 19.5%로 낮아졌다. 당초 대기업 대출 비중을 2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 2~3년간 대기업 대출을 인위적으로 감축해 목표치를 달성한 만큼 올해부터 여신 포트폴리오 전략에 변화를 줬다"며 "대기업 대출을 적극적으로 감축하기 보다는 우량 여신을 중심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기업 대출 비중을 더 이상 낮추기 보다는 현 수준(20% 안팎)을 유지하는 쪽에 방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기업 대출 비중을 충분히 낮추기도 했지만 대기업 대출을 지속적으로 감축하면 자칫 지속 성장을 위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KEB하나은행의 대기업 대출잔액은 크게 늘지 않았다. 지난 9개월 동안 340억 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오히려 유지하고자 했던 대기업 대출 비중은 감소했다. 기업대출 중 대기업 대출 비중은 올해 1분기 19.7%로 작년말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2분기 18.3%, 3분기 17.2%로 떨어졌다. 9개월간 2.3%포인트 하락한 셈이다.

중소기업 대출, 특히 소호 대출 증가에 따른 영향이다. KEB하나은행의 3분기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71조9990억 원으로 작년말 대비 8.4%(5조5520억 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소호 대출잔액은 37조4540억 원으로 같은 기간 13.2%(4조3590억 원) 늘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늘면서 수익이 늘어났지만 은행간 경쟁 심화 등을 고려할 때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며 "지속 성장을 위해선 대기업 대출 비중을 일정 수준에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 수준의 대기업 대출 증가세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대기업 대출의 질이 우량 자산 위주로 재편되면서 건전성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예컨대 KEB하나은행의 3분기 기업연체율은 0.29%로 전분기 대비 0.04%포인트(4bp) 하락했다. 작년말과 비교해서는 0.1%(10bp) 하락한 수치다.

KEB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동일한 여신운영 방식, 즉 중소기업 대출 중 소호 대출을 중심으로 한 여신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 대출 중심의 성장은) 우려되는 것은 맞다"며 "적정한 성장 전략을 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