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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 자산 유동화 대신 '증자' 택한 까닭은 매각자산 마땅히 없어…가치 높게 평가한 미래에셋대우 제안 수용

강철 기자공개 2017-11-02 08:35:59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1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 E&S가 설립 후 처음으로 수천억 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검토했으나 미래에셋대우에서 높은 가치로 신주 인수를 제안한 것을 고려해 결국 증자를 선택했다.

SK E&S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결의했다. 신주 464만 199주를 주당 14만 6066원에 발행해 6778억 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주금 납입일은 오는 16일이다.

미래에셋대우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MD프라임1차, MD프라임2차가 각각 4000억 원, 2778억 원을 투자해 SK E&S 지분 10%를 취득한다. 증자 후 SK E&S의 주주 구성은 SK㈜ 90%, SPC 10%로 변경된다.

7000억 원에 육박하는 유상증자는 1999년 설립 후 처음이다. 2009년 5월 자기주식 소각, 2011년 8월 케이파워 합병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전체 주식수의 변화는 있었으나 외부 자금 조달에 따른 대규모 자본 확충은 사실상 없었다. SK엔론 시절인 2005년 10월 신주 2주를 주당 72억 원에 발행해 145억 원을 마련한, 당시 업계에서 회자됐던 증자가 전부다.

SK E&S는 선제적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 6월 말 연결 기준 SK E&S의 부채비율은 약 166%다. 하반기에 매입채무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연말 기준 부채비율은 18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GS에너지, 예스코, 삼천리 등 동종업체와 비교해 다소 높다.

6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3조 7670억 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6600억 원이 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는 있으나 이자를 비롯한 각종 자금 소요에 대비하기 위한 추가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 파주발전소 2호기, 위례열병합발전소 등 이제 막 가동을 시작한 발전 설비의 정상화도 지원해야 한다.

이 같은 다소 불안정한 재무는 SK E&S의 조달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디스,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SK E&S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신용등급 전망 하향으로 인한 금융비용의 증가는 현금흐름을 경색시켰다.

증자가 완료되면 SK E&S의 연말 기준 부채비율은 130%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6778억 원을 모두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하락 폭은 훨씬 커진다. 내년 2월 만기가 도래하는 2000억 원의 회사채 외에 당장 갚아야 할 차입금도 없는 만큼 현금흐름도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SK E&S 관계자는 "최근 5년 사이 LNG터미널, 파주발전소, 위례열병합발전소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자금이 투입됐고, 이로 인해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됐다"며 "모회사인 SK㈜와의 협의를 거쳐 유상증자를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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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는 당초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검토했다. 2009년 그룹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10년 가까이 외부 투자자를 유치한 적이 없었던 만큼 증자는 우선 순위에서 배제했다.

그러나 이미 상당 부분의 자산을 매각했기 때문에 유동화 할만한 자산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SK E&S는 2014년 평택에너지서비스, 김천에너지서비스, 전북집단에너지등 종속기업 3곳의 지분을 매각했다. 당시 1조 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봤다.

이 같은 고민을 덜어준 것이 미래에셋대우다. 미래에셋대우는 총수익스왑(TRS)이 포함된 증자를 SK E&S에 제시했다. TRS는 일종의 대출 계약이다. 증권사가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손익을 포함한 모든 현금흐름을 계약 상대방에 지급하되 그 대가로 약정이자를 받는 거래다. 부외 부채로 인식돼 재무상태표 상에 잡히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SK E&S는 결국 미래에셋대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미래에셋대우가 기업가치를 6조 원 이상으로 높게 평가한 것도 증자를 결정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적, 정치적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주당 14만 원은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 유동화를 할만한 후보군이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미래에셋대우의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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