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대한해운-SM상선' 리스크 절연할까 'SM상선-우방건설 합병' 위험 단절 시도…신평업계, 상호의존 지속 '냉담'
양정우 기자공개 2017-11-13 14:28:18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0일 15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그룹이 'SM상선-우방건설' 합병으로 대한해운과 SM상선의 '리스크 절연'을 시도했지만 신용평가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대한해운과 SM상선의 비즈니스 연계성이 짙어 사실상 사업 리스크가 공유되고 있다는 시각이다.SM그룹은 지난 3일 SM상선과 우방건설산업의 합병(합병비율 0.08:1)을 공식화했다. 합병 작업이 완료되면 대한해운(기존 26%)과 자회사 대한상선(23%)이 보유한 SM상선의 지분율이 각각 7.4%, 6.6%로 떨어진다. SM상선은 최대주주가 삼라마이다스로 바뀌면서 대한해운의 종속회사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합병을 단행하면서 SM그룹의 기대감은 상당했다. 무엇보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해운의 재무적 부담이 해소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달 초 공식 입장을 통해 컨테이너선(SM상선) 시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대한해운의 지원 부담을 덜어주려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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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용평가사들의 시각은 SM그룹의 기대와 엇갈린다. 대한해운의 연결 실적에서 SM상선이 제외되는 동시에 '모회사-손자회사' 관계가 끊어져도 사업적 연결고리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대한해운의 자회사인 대한상선은 SM상선이 운용하는 컨테이너선의 용선주다. 합병 이후에도 다수의 용대선 계약에 따라 '대한해운-SM상선'의 접점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해운은 재무 상태가 개선되거나 손익 변동성이 줄어들 수 있어도 컨테이너선 리스크를 계속 부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SM그룹의 자금 흐름도 '대한해운-SM상선' 절연을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이유다. 지배구조 자체가 계열사 간의 지분출자로 얽혀있고 자금거래도 빈번한 편이다. SM상선에 지원이 필요할 때 주력 계열인 대한해운이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사실 대한해운의 크레딧은 자체 펀더멘털보다 저평가를 받고 있다. 올 들어 대한해운의 실적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427억 원, 37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354억 원, 175억 원)와 비교해 45.6%, 116.6% 급증한 규모다.
하지만 국내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신용등급은 오히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 들어 주요 신평사는 대한해운(BBB)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한 노치 끌어내렸다. 빚 부담이 빠르게 늘어난 동시에 SM상선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한해운과 대한상선은 SM상선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 왔다. 대한상선의 경우 올해 2분기까지 총 15척의 컨테이너선(총 선가 2억 4000만 달러)을 매입해 SM상선에 대선했다. 자금대여와 장비투자에 관한 지급보증도 단행됐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크레딧이 저평가되면 자금조달 측면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조달 시장이 사모채와 기업어음(CP) 등으로 좁아질 수 있고 동일 창구라면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날 여지가 크다. 그래서 SM그룹은 대한해운과 SM상선의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방안을 고민했던 것이다.
대한해운은 앞으로 대한상선과의 연결 구조로 벌크선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사로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3년 SM그룹에 편입된 후 포스코, 한국가스공사 등과 장기운송계약 18건을 맺었다. SM그룹은 SM상선이 정상화되면 해운부문(대한해운)과 건설부문(우방건설산업), 제조·서비스부문(우방건설산업)을 3대축으로 삼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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