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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출연주식, 공익자산? 수익자산? ‘헷갈리네'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현대차그룹]③'글로비스·이노션' 자산분류-수입 미스매칭…"회계법인 조언"

길진홍 기자공개 2017-11-30 08:07:12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2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재단 출연 주식은 고유목적사업(공익사업) 자산인가 아니면 수익사업 자산인가

정 회장이 85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출연해 설립한 현대차정몽구재단이 보유 지분과 금융상품을 고유목적사업 자산으로 분류한 가운데 여기서 발생한 배당금과 펀드 수입을 수익사업 계정에서 인식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수익사업은 별도 자산이 없으나 고유목적사업으로 분류한 자산에서 발생한 이익을 해마다 수입으로 인식했다.

현대차정몽구 자산보유 현황
<자료: 국세청 홈페이지 공시>

현대차정몽구재단은 2016년 12월 현재 자산이 8273억 원이다. 금융자산 4627억 원, 투자주식 4485억 원, 기타자산 6억 원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정 회장이 수년에 걸쳐 출연한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지분 가운데 일부가 금융상품으로 바뀌었다.

국세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시서류에 따르면 이들 자산은 모두 고유목적사업 계정으로 분류됐다. 재단의 설립 취지인 사회 환원 기능 등을 고려해 초기부터 정 회장의 출연 자산을 고유목적사업 계정으로 인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투자주식과 금융상품 등 자산에서 발생한 수입을 전혀 인식하지 않았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지난해 배당금과 펀드분배수익금으로 각각 66억 원, 160억 원이 각각 유입됐다. 고유목적사업의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주식과 금융자산에서 수입이 발생했으나 이를 장부에 반영하지 않았다.

정몽구 현대차 재단 수입 필요경비
<자료: 국세청 홈페이지 공시>

현대차정몽구재단은 고유목적사업 장부에서 제외된 배당금과 펀드수익금 전액을 수익사업 수입으로 인식했다. 수익사업 계정에는 별도 자산이 없으나 배당금과 펀드수익금이 해마다 유입됐다.

다만 고유목적사업과 손익사업을 통합한 재무제표의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가 정확히 일치했다. 통합 재무에서 수입과 지출이 일치했으나 세부 계정에서 자산과 수입을 각각 별도로 구분해 회계 처리를 한 셈이다.

현대차정몽구재단 측은 "재단 설립 취지를 감안해 고유목적사업에 출연 주식 등을 분류 한 것"이라며 "외부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 조언으로 고유목적사업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입을 수익사업 계정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공익재단 회계의 경우 일반적으로 고유목적사업과 수익사업으로 구분해 재무제표를 작성한다. 다만 고유목적사업과 수익사업 구분이 아직 의무화되지 않았다. 또 의료·학교법인 등 비영리공익법인은 공시 의무가 제외되는 등 통일된 회계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의 경우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결산 서류 등을 공시해 왔다. 고유목적사업과 수익사업 수입 인식에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회계 처리에 이 같은 현상이 불거진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정몽구 배당금
<자료: 국세청 홈페이지 공시>

다만 주요 대기업이 운영중인 공익재단은 고유목적사업과 수익사업 계정의 자산과 수입이 각각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그룹이 운영 중인 LG연암문화재단과 LG연함학원 등의 경우 투자주식을 수익사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도 보유 중인 삼성생명 지분 2.18%와 기타 금융자산을 수익사업 계정에 포함했다. 투자주식에서 발생한 배당금과 이자수익 등을 모두 수익사업 수입으로 계상된다. 자산의 분류와 이에 따른 수입이 대부분 일치한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공익재단 회계에 통일된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고유목적사업과 수익사업 구분이 의무화되고 자산, 부채와 비용 등이 세분화 된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의 경우 고유목적사업 자산과 수입 인식 기준을 변경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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