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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흥망성쇠 따라 기부금도 들쑥날쑥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금호아시아나그룹]③2007년 전성기 계열사 잇단 지원, 유동성 위기 후 '출연' 뚝

고설봉 기자공개 2017-12-08 08:53:57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6일 10: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기부금 내역을 살펴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난 10여 년간 역사를 한 눈에 읽을 수 있다. 그룹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7년과 2008년부터 암울한 터널을 빠져나오던 2010년대 중반, 그리고 한고비를 넘긴 2016년까지 구성원들의 희로애락이 묻어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11월 대우건설에 이어 2008년 3월 대한통운을 인수한다. 모태인 금호타이어를 비롯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등이 탄탄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이다. 그룹은 우량한 계열사들을 토대로 사세 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시기가 문제였다.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회사를 인수했지만 시장 상황이 안 좋았다. 서브프라임사태가 터지고 경기가 얼어붙었다. 인수비용을 대거 외부 차입에 의존한 상황에서 경기가 얼어붙고 상환 압박이 심해지면서 부실이 시작됐다.

견디다 못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9년 6월 대우건설 재매각을 발표하고 2011년 7월 대한통운을 매각했다. 그러는 사이 2010년부터 금호석유화학의 분립이 시작됐다. 최종 분립은 2015년 11월에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등이 부실의 늪에 빠졌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수입 내역

◇그룹 최전성기 기부금 호황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2007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수입합계는 187억 원이다. 그룹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인 기부금이 167억 원으로 전체 수입의 90%를 차지했다. 계열사 주식을 통한 배당금 수입은 2억 300만 원이었다.

2008년에도 이러한 기조는 그대로 이어졌다. 수입합계는 126억 원을 기록했다. 이중 기부금은 89억 원으로 약 71%를 차지했다. 기부금이 줄어든 부분은 배당금이 채웠다. 배당금이 5억 2700만 원으로 늘었다. 2년여 동안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기부금과 배당금 등을 수취하며 재단은 살쪘다.

이 시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 기부금을 낸 법인과 개인은 차고 넘쳤다. 1977년 재단 설립 이후 2008년까지 누적된 기부금 총액은 826억 원이다. 총 186개 법인 및 개인(복수)이 재단에 기부금을 냈다. 모두 금호아시아나그룹 산하 계열사 및 그 임원들이었다.

이때까지 누적된 전체 기부금 중 20%에 달하는 167억 원이 2007년 한 해에 걷혔다. 11%에 해당하는 89억 원이 2008년에 유입됐다. 주요 계열사인 금호타이어,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아시나나IDT 등이 잇달아 기부금을 냈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막 편입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도 기부에 동참했다. 이제는 그룹 소속이 아닌 금호석유화학, 금호렌터카, 금호생명 등도 당시 활발히 기부금을 냈다.

죽호학원 수입 내역

그러나 그룹에 위기가 터진 2009년을 지나 2010년과 2013년 지속적으로 재단에 기부금을 내는 주체와 금액이 줄어든다. 2010년 57억 원, 2013년 49억 원으로 기부금이 감소했다. 기부금을 내는 법인도 2010년 38곳으로, 2013년에는 11곳으로 각각 줄었다.

이러한 추세는 죽호학원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2009년까지 죽호학원에 누적된 기부금은 104억 원이다. 모두 고 박인천 창업회장이 낸 현금, 건물, 토지, 주식이다. 이후 2010년부터는 기부금이 대폭 줄어든다. 2010년 8억 원으로 감소했다. 2013년에는 27억 원을 기록했다.

◇다시 늘어나는 기부금 '그룹 재건' 초석

상황이 다시 반전되기 시작한 것은 2014년부터다. 2014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 유입된 기부금은 갑자기 112억 원으로 늘어난다. 기부금을 내는 법인은 전년대비 4곳 늘었지만 기부금은 약 2.3배가량 더 걷혔다. 이런 추세는 2015년에도 이어진다. 총 71억 원의 기부금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수입도 2014년부터 증가세를 보인다. 2014년 수입합계는 140억 원으로 불어났다. 2015년에도 102억 원을 기록했다. 대부분 기부금으로 수입이 채워졌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죽호학원 기부금 내역

죽호학원도 역시 궤를 같이한다. 말라가던 기부금은 2014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한다. 2014년 총 112억 원의 기부금이 걷혔다. 2015년에도 66억 원의 기부금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전체적으로 재단의 수입이 늘었다. 이 시기 기부금을 가장 많이 낸 법인은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금호사옥 등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2015년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설립된 금호기업에 자본금 400억 원을 출자했다. 죽호학원도 150억 원의 자금을 보탰다. 결과적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 금호산업, 금호사옥 등이 낸 기부금이 그룹 재건의 초석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늘기 시작한 그룹 내 계열사들의 기부금은 지난해에도 그 추세를 이어갔다. 그룹 재건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안정감을 되찾은 계열사들이 십시일반 재단에 기부금을 냈다. 금호산업을 되사오고, 금호홀딩스가 출범하는 등 그룹 위용이 다시 갖춰지면서 공익재단에 대한 기부금도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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