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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회장의 공익사업, '지역상생·일감' 일석이조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두산그룹]③패션쇼·SNS·사무국 업무 맡겨, 오리콤·두산매거진·㈜두산 등 수혜

심희진 기자공개 2017-12-08 08:57:44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5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동대문 상권을 살리기 위해 설립한 공익재단은 지역 상생뿐 아니라 두산그룹 살림에도 보탬이 됐다. 각 계열사들이 재단의 여러 사업을 도맡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공익재단은 업무 수행 대가로 지난해 고유목적 관련 지출 중 약 80%가량을 계열사들에 지급했다.

박용만 회장은 두산그룹 회장 재직 시절인 2015년 11월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을 설립했다. 두산그룹 본사가 위치해 있는 서울 동대문 지역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 당시 박 회장은 보유 중이던 ㈜두산 주식 100억 원가량을 재단에 출연했다. 그룹 계열사로선 유일하게 ㈜두산이 현금 100억 원을 기부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은 10억 원가량의 수입을 올렸다. 공익사업과 수익사업이 각각 절반씩 책임졌다. 공익사업 수입의 99%는 2015년 말 설립 당시 마련한 고유목적 사업 준비금이 전입된 데서 비롯됐다. 수익사업의 경우 배당수익이 84%를 차지했다. 재단은 ㈜두산 주식 9만 4000주(지분율 0.62%)를 보유한 대가로 약 4억 원을 배당받았다.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은 한 해동안 벌어들인 수입보다 더 많은 금액인 15억 5000만 원가량을 사업비로 지출했다. 재단의 사업은 △패션 브랜드 엑셀러레이터(창업기업에 투자,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기획자) △동대문 지역발전 모델 개발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패션쇼 추진·봉제 공동작업실 운영 등에 6억 원, 동대문 상생 축제 개최·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 운영 등에 9억 4000만 원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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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미래창조재단의 활동은 지역 상권뿐 아니라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살림에도 도움을 줬다. 재단은 중앙패션디자인콘테스트 전시회와 패션쇼 개최를 담당할 브랜드 엑셀러레이터로 오리콤을 선정했다. 오리콤은 두산그룹 내 광고계열사로, 박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두산 유통 전략담당 전무(CSO)가 부사장으로 재직 중인 곳이다. 오리콤은 동대문 상인을 대상으로 한 중국어 교육 등 마케팅 업무도 수행했다.

이외에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은 사무국 운영에 필요한 정보기술(IT) 서비스 등을 ㈜두산 정보통신사업부와 두산연강재단에 맡겼다. 동대문 홍보용 SNS와 블로그 운영은 두산매거진이 담당했다.

그 대가로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은 지난해 그룹 계열사들에 약 16억 원을 지급했다. 2016년 목적사업 관련 지출(약 21억 원)의 76%다. 세부적으로 보면 오리콤이 10억 원, 두산매거진이 1억 원, ㈜두산을 비롯한 나머지 계열사가 5억 원을 가져갔다. 2016년 오리콤은 980억 원의 매출과 34억 원의 영업이익을, 두산매거진은 432억 원의 매출과 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은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의 예금상품을 구입하는 등 수익사업에도 32억 원가량을 사용했다. 총 수입을 넘어선 지출은 누적 기부금으로 충당했다. 그 결과 2015년 말 57억 원이었던 기부금 잔액은 1년 만에 4억 원대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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