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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재단으로 출발, 클래식에 빠지다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금호아시아나그룹]①교육서 문화사업으로 확대…음악영재 발굴·지원 주력

고설봉 기자공개 2017-12-06 08:38:37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5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1977년 장학재단으로 출발했다. 금호그룹 시절(현 금호아시아나그룹) 고(故) 박인천 창업회장 주도로 설립됐다. 이후 금호석유화학이 떨어져 나간 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품에 남았다.

시작은 소박했다. "기업의 오늘을 있게 한 지역과 지역민들에게 이윤의 일부를 되돌려줘야 한다"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장학 사업에 매진했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클래식 음악영재 발굴을 중심으로 음악, 미술, 장학 사업을 아우르는 문화재단으로 성장했다.

◇음악 영재에 꿈을 심고 취약계층 마음 다독여

'문화는 가꾸고 영재는 기르고'라는 슬로건 아래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음악영재 발굴과 지원에 주력했다. 명품악기 무상임대, 음악영재발굴, 연주자 항공권 제공, 장학금 수여 등의 지원활동을 통해 음악에 재능이 있는 영재를 발굴했다.

또 클래식 공연 기획, 해외 오케스트라 초청연주회 개최, 예술 교육 프로그램 실시, 미술관 운영 등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후원한 음악영재가 성인으로 성장하면 금호아시아나재단에서 기획하는 음악회에 서기도 한다. 후원한 음악영재가 성장하면 그가 설 무대까지 마련해 주는 셈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오디션을 통해 어린 음악인을 선발해 이들의 데뷔 무대를 마련하고 지원해왔다. 1998년 첫 시행 이후 총 36회 오디션을 개최했고, 이를 통해 1787여명(영재 910명, 영아티스트·체임버 877명)의 음악가를 발굴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금호문화재단을 거쳐 간 대표적인 음악영재다.


박삼구 회장 조성진
<박삼구 회장이 '2017 사이먼 래틀 &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공연'에서 협연 무대에 오른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만나 축하의 시간을 가졌다. 왼쪽부터 박삼구 회장, 피아니스트 조성진, 지휘자 사이먼 래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재단이 1993년부터 운영해 온 악기은행 제도는 어린 연주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제도로 자리잡았다. 값비싼 악기를 무상으로 지원해 돈 걱정 없이 오직 연주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이다.

금호악기은행은 과다니니(Guadagnini) 등의 명품 바이올린과 마찌니(Maggini)와 같은 고악기 첼로를 포함해 바이올린 8점, 첼로 1점, 피아노 6점에 이르는 총 15점의 악기를 운용하고 있다. 총 38명에 이르는 연주자들이 금호악기은행의 수혜를 받았다. 2015년 한국인 최초로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기악부분에서 1위를 차지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대표적인 수혜자다.

재단은 음악영재 발굴 및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문화 향유의 어려움이 있는 지방 산간과 섬 등 오지를 찾아가 그 지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클래식 음악회를 개최 하는 '찾아가는 사랑의 금호아트홀'은 대표적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사회공헌프로그램이다.

또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재능기부 봉사단체를 꾸려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각종 교육사업도 펼치고 있다. 직원들의 재능기부로 항공정비사, 기장, 스튜어디스 강좌 등으로 꾸며진 청소년 직업·진로체험 교육이다. 2012년 대한민국 교육기부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교육사업, 창업주 유지 받드는 죽호학원

2017 죽호학원 장학금
<2017년 3월 열린 죽호학원 장학금 수여식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장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그룹의 원조 공익재단은 죽호학원이다. 죽호학원은 1959년 설립됐다. 학교법인으로 '교육사업을 통한 건전하고 건강한 학생 육성'이라는 교훈을 내걸고 광주지역에 중·고등학교를 설립한 사학재단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문화 중심으로 재단을 운영한다면 죽호학원은 교육 중심이다.

박인천 창업회장은 금호타이어 창업(1960년) 이전인 1959년에 죽호학원을 설립했다.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금호중앙중학교, 금호중앙여자고등학교, 금호고등학교, 금파공업고등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죽호학원은 교육사업에 있어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광주지역 대다수 사학법인이 법정전입금 납부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가운데 죽호학원은 납부의무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광주시교육청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사립학교 법인전입금을 100% 완납한 학교는 죽호학원과 보문학숙 등 법인 2곳의 5개 학교에 그쳤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매년 죽호학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올 3월에도 박 회장이 직접 학교를 찾아 금호고등학교, 금호중앙여고, 금파공고의 성적우수자 및 가정환경이 불우한 학생 총 9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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