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회장 출신 따라가는 우리카드 사장 손태승 행장과 같은 '한일' 정원재 대표 선임…역대 카드 CEO 인사관행 이어가
원충희 기자공개 2018-01-04 11:28:01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2일 10: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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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1959년생으로 천안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77년 한일은행에 입행하면서 뱅커로 첫발을 디뎠다. 고졸 학력으로 명문대 출신 임원들이 즐비한 우리은행에서 2인자까지 올라간 인물이다. 우리카드 사상 최초의 고졸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손태승 우리은행장 역시 한일은행 출신이란 점이다. 그간 우리카드 CEO는 우리은행장 또는 옛 우리금융회장과 같은 출신의 임원이 내려왔다. 지난 2013년 4월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우리카드 또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간의 계파안배 인사, 소위 '탕평'인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우리은행은 1998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대등 합병해 탄생한 곳이다. 상업은행 출신인 이순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으로 이어지기 전까지 행장도 이들 은행 출신이 번갈아 맡는 '불문율'이 있었다. 이에 걸맞게 임원 비율도 비슷하게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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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사 직후 초대 우리카드 사장으로 한일은행 출신 정현진 대표가 선임됐지만 2개월 만에 사표를 냈다. 그를 선임했던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한일은행 출신)이 2013년 6월 퇴진하고 이순우 회장(상업은행 출신) 체제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후 그 해 9월 이순우 회장과 같은 상업은행 출신인 강원 대표가 우리카드의 새 수장이 됐다. 청와대 인사검증 탓에 두 달여간의 공백이 생겼다.
강 대표도 1년 4개월 만에 CEO 자리를 내줘야했다. 양호한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변화의 파도에 휩쓸려 인사가 흔들렸다. 당시 우리은행은 민영화 과정에서 증권, 생명보험, 지방은행 등 많은 계열사들이 매각됨에 따라 2001년부터 이어져왔던 금융지주회사 체제가 해체됐다. 2014년 12월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에 합병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런 와중에 이순우 회장이 퇴임하고 우리금융의 헤게모니는 옛 우리금융지주를 흡수한 우리은행의 이광구 행장(상업은행 출신)으로 넘어갔다. 같은 시기 우리카드에는 유구현 전 우리은행 부행장이 새로운 대표이사로 내려왔다. 유 전 대표는 이 전 행장과 같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당시 유 대표의 선임을 둘러싸고 우리카드 안팎에서 잡음이 불거지기도 했다. 출범 1년 반 만에 사장이 3번이나 교체되는 등 잦은 경영진 변화에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았다. 중장비 비전 수립은 물론 사업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다만 유 대표는 2016년, 2017년 2년 연속 연임에 성공하면서 우리카드의 CEO 단명 징크스를 끊었다. 잦은 사장 교체로 흔들린 조직과 사업기반을 안정화시키고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각종 악재에 기민하게 대응, 내실을 다진 공로를 인정받은 덕분이다. 그는 2015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3년의 임기를 채워 우리카드 역사상 최장수 CEO로 기록됐다.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는 보통 금융지주 부사장 혹은 은행 부행장이 CEO로 내려오는 관행이 있어 정원재 대표의 선임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며 "우리카드의 경우 우리은행장이나 옛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같은 출신의 대표이사가 선임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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