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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운용사가 '빗썸' 거절한 사연 [thebell note]

이충희 기자공개 2018-01-12 10:21:03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9일 08: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뜨거워지고 있다. 주변 몇다리만 건너면 비트코인 투자로 수억, 수십억원씩 벌었다는 사람들의 소식이 심심치 않게 전해진다. 위험한 투기인 줄 알면서도 도박판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로 여겨진다.

수십억원씩 버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돈을 잃는 사람도 많다. 도박판에서는 잃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버는 사람도 있는 법. 이런 상황에서 가만히 앉아 돈을 쓸어담는 곳은 따로 있다. '판 깔아준 하우스장은 무조건 돈을 번다'는 도박판의 진리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국내 1~2위 거래소 빗썸과 업비트의 일 매출액은 보통 30억~50억원, 최대 100억원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빗썸의 지난해 매출액은 2000억원, 영업이익은 1600억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정도면 웬만한 중소형 증권사 연간 영업이익을 훌쩍 뛰어 넘는다.

이렇게 '핫'한 빗썸의 운영사 비티씨코리아는 지난해 10월 DB금융투자를 통해 일부 지분 매각을 시도했다. 당시 비티씨코리아의 기업가치는 4000억원 수준에 책정됐는데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국내 유수 벤처캐피탈들이 투자를 집행했다. 업계에서는 서로 지분을 싸게 받아가기 위한 경쟁도 벌어졌다.

그런데 당시 한 헤지펀드 운용사는 관련 브로커와 우선 순위로 접촉하고도 비티씨코리아 주식을 매입하지 않기로 결론냈다고 한다. 현재 중형 증권사 시가총액이 보통 2조~3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비싼건 아닌것 같다고 운용사 대표에게 물었더니, 그에게서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업비트 같은 경쟁사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빗썸의 점유율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김치 프리미엄을 우려한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옮겨가고 있는 것도 현실이죠. 가상화폐 규제책을 꺼내들고 있는 정부, 국내 증시 활성화를 꾀하는 한국거래소가 과연 빗썸의 IPO 추진을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을까요? 오히려 가장 잘나갈때 지분을 매각한 기존 주주들의 당시 전략은 매우 훌륭해보였습니다."

헤지펀드 운용사가 이런 예측을 내놨다고 해도 벤처캐피탈들의 이번 투자는 결국 성공을 거둘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점은 정부 규제 레이더망에 걸려 있는 비티씨코리아가 향후 증시에 상장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올해 비티씨코리아는 신입·경력 채용을 통해 400명에 달하는 인력을 뽑을 예정이라고 한다. 전체 임직원은 850여명에 달하게 된다. 고정 비용은 커질테지만 작년만큼 폭발적인 실적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주주에게 현금 배당을 얼마나 하게 될지도 알 수 없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추구하는 벤처캐피탈이지만 이번 투자는 다소 성급한 결정이 아니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헤지펀드와 벤처캐피탈 중 향후 웃는 곳은 어디일까. 빗썸이 더 큰 기업으로 도약하게 될지 아닐지는 올해 판가름 나게 될 것이다. 그 결과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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