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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샌프란시스코 IR [thebell note]

이충희 기자공개 2018-02-01 11:07:08

이 기사는 2018년 01월 31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P모간이 지난 1월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는 국내 다양한 바이오·헬스케어 회사들이 참가해 글로벌 투자자들을 만났다. JP모간으로부터 초청 받아 직접 프레젠테이션(PT)을 연 대형 바이오 기업들은 물론 단순 참가에만 목적을 둔 중소규모 제약사까지 수십여개에 이르는 국내 기업 관계자들이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갔다.

행사기간 중 몇몇 국내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도 직접 투자한 바이오 회사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발표를 하는지, 반응은 어떤지를 확인해 향후 투자에 참고하겠다는 목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컨퍼런스에서 펀드매니저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단연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PT였다고 한다.

"원래 셀트리온은 사장급 CEO가 PT를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서정진 회장이 깜짝 연단에 섰습니다. 호기로운 한국말로 동시 통역자에게 '이제부터 아주 빨리 얘기할테니 한글자도 흘리지 말고 모두 전달해 달라'고 하더군요. 3공장 증설, 램시마 가격 하향 조정 같은 시나리오에 없던 얘기들을 쏟아내자 곳곳에서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서 회장은 '이번 우리 회사 PT룸이 매우 작은 것 같은데 내년에는 회사를 더욱 키워 큰 장소에서 여러분을 만나겠다'고 카리스마 넘치는 발언을 하고는 발표를 맺었습니다. PT가 끝난 뒤 행사장에 남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셀트리온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반응들을 엿볼 수 있었죠."

서 회장의 PT가 있었던 다음날(한국시간 12일)부터 외국인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셀트리온 지분을 더 많이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날부터 외국인이 3일 동안 순매수한 셀트리온 주식은 51만주가 넘었다.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은 29.20%까지 높아졌는데, 기록을 찾아보니 3년여 만에 최고치였다. 주가도 35만원을 넘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 중에서는 회사 경영자, 오너가 얼마나 기업 운영에 의지를 갖고 열심히 일하는지를 중요하게 보는 경우가 많다. '오너 리스크'가 있는 회사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 세계의 불문율이다. 경영권을 쥔 한사람이 회사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투자자들은 믿는 것이다.

이번 IR에서 서로 간 언어는 달랐지만 글로벌 투자자들 눈에도 서 회장의 열정있는 모습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비춰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의 확고한 경영 의지를 확인한 국내외 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은 셀트리온 투자를 더욱 쉽게 결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뒷얘기를 들어보니 서 회장의 작은 PT룸 발언은 국내 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2년 연속 '메인 트랙'을 배정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의식한 게 아니었겠냐는 추측들이 있었다. '메인 트랙'은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대형 바이오 기업들만 사용하는 본 행사장을 뜻한다.

서 회장의 발언대로 그가 앞으로는 '메인 트랙'으로 IR 장소를 옮겨 투자자들을 만날 날이 오게 될까. 셀트리온이 지금보다 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나 그의 바람이 현실화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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