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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 올해 차입금 최대 1조 줄인다 '가스화력·신재생' 업체 변신, 엔진매각·영업현금 활용

심희진 기자공개 2018-02-12 08:16:40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9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중공업이 가스화력·신재생에너지·서비스 사업 중심으로 발전부문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원 전환 정책에 맞춰 기존 주력분야였던 석탄·원자력 대신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 실적 반등을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신성장동력 육성과 더불어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채무 상환에도 주력한다. 두산중공업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활용해 올 연말까지 차입금을 최소 7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가량 줄일 계획이다.

2016년까지만 해도 두산중공업의 발전사업은 전체 매출의 80%를 책임지는 핵심 부문이었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력과 석탄화력을 양대 축으로 삼고 국내 발전시장을 선도해 왔다. 특히 원자력의 경우 1987년 한빛 3·4호기 설립 때부터 국내 유일의 핵심설비 주계약자로 참여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상황이 급변한 건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다. 탈석탄·탈원전을 골자로 한 에너지원 전환 정책이 추진되면서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 등 총 8.8GW(기가와트)의 원자력 발전사업이 전면 백지화됐다. 공사 수주를 기대했던 두산중공업은 약 6조원 규모 일감을 한꺼번에 잃은 셈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원자력에서는 신한울, 석탄화력에서는 당진에코파워 정도만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가스화력·신재생에너지·서비스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변환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의 핵심 설비인 가스터빈을 국산화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가스터빈의 주요 부품인 공기압축기, 연소기, 터빈 등은 현재 테스트 단계를 거치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부품 양산 및 조립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복합발전소 설립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일반산업단지에 757㎿ 규모의 열병합발전소를 준공했다. 태국 최대 산업공단인 라용주에 110㎿ 규모의 복합발전소를 설립하는 작업에도 참여한다. 두산중공업은 향후 일정에 따라 파워블록을 포함한 주요 기자재 설계, 제작·구매, 시운전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샌재생에너지 사업은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을 중심으로 확장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 제주시 한경면 인근 해상에 30㎿ 규모의 풍력발전 단지를 준공했다. 국내에서 상업용 해상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에는 미국 컨슈머스에너지(Consumers Energy)가 발주한 태양광 ESS(에너지저장장치)의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다. 두산중공업은 이르면 이달 안 수주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말 발표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신규 대형 가스터빈 제작 등도 검토 중"이라며 "특히 해상풍력의 경우 연평균 약 5조~6조원의 신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독보적 기술력을 갖춘 만큼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소의 안정성과 효율성 향상을 위한 성능개선(R&M) 및 유지보수(O&M) 사업도 확대한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3월 R&M 및 O&M 시장 공략을 위해 서비스BG(Business Group)를 신설했다. 서비스BG는 2017년 말 신보령 1·2호기에 들어가는 탈황설비 수주를 추가로 따낸 데 이어 지난달 동서발전과 설비 관련 컨트롤타워도 설립했다. 최근에는 한울 원자력발전소에 들어가는 부품 일부를 교체하는 수주도 확보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향후 5년간 풍력, 가스터빈, 서비스 등 신사업에서 최대 15조4000억원의 누적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0년부터는 신사업 부문의 매출액이 1조원을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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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은 신사업에서 벌어들이는 현금 등을 활용해 재무구조 개선에 사활을 걸 방침이다. 지난해 말 두산중공업의 개별기준 총차입금은 5조2000억원이다. 9000억원가량의 현금성자산을 감안한 순차입금은 4조3000억원이다. 2016년 말보다 3300억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여파로 실적이 감소하면서 재무건전성이 나빠졌다. 두산중공업 발전부문은 지난해 매출액 4조4650억원, 영업이익 15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액은 10%, 영업이익은 42% 감소했다. 핵심 사업부의 부진으로 전체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역시 2016년 5300억원에서 2017년 4400억원으로 1000억가량 감소했다.

신규일감이 전년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것도 재무구조에 영향을 미쳤다. 2017년 초 두산중공업은 10조6000억원의 수주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신한울 3·4호기 취소, 삼척 석탄화력발전 연기, 해외발주 지연 등의 영향으로 5조1000억원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수주 감소로 선수금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이 부채 증가로 이어졌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영업활동으로 창출되는 현금은 모두 부채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1800억~2000억원가량의 고정비 절감 계획도 수립했다"고 말했다. "두산엔진 매각을 통해 확보하는 자금도 전부 차입금 줄이는 데 투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2조7000억원가량이다. 이 중 2조원은 국책은행 2곳 및 시중은행 7곳으로부터 조달받았다. 나머지 7000억원은 사모채다. 두산중공업은 사모채를 우선 상환하고 금융기관에서 빌린 자금은 대부분 만기 연장할 계획이다. 이로써 올 연말까지 차입금을 최소 7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까지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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