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2월 14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부터 공·사모채를 잇따라 찍은 호텔롯데가 옵션부 사모 회사채까지 발행했다. 투자자 모집을 위해 콜옵션 조항까지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속이라는 악조건 속에 최대한 조달을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 계열사의 공모채 시장 이탈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의사결정은 이미 이전에 있었을 수 있지만, 절묘한 시점에 발행이 이뤄졌다.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호텔롯데를 기점으로 정보공개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모채 발행에 나서는 계열사가 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호텔롯데는 14일 400억 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지난 8일 2500억 원 규모의 공모채 이후 일주일도 안돼 추가 회사채 발행을 마무리했다. 앞서 공모채가 3·5년물이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번 사모채 만기는 무려 15년이다. 금리나 주관사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주목할 부분은 콜옵션 조건이 붙어있다는 점이다. 호텔롯데의 콜옵션부 사채는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인 조건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일정 기간 뒤에 콜옵션 행사를 강제하는 조건이 삽입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조기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금리가 올라가는 구조다.

그만큼 투자자 모집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반증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지난달 중순 호텔롯데 신용도를 'AA+'에서 'AA'로 한 노치 내리면서 조달 여건이 악화됐다는 평가다. 핵심 사업인 면세부문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 등이 주된 평정 요인이었다.

신동빈 회장의 법정 구속도 여기에 한몫했을 가능성이 높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과 지배권 강화를 위해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이라는 거액의 뇌물을 공여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구속된 직접적인 이유로 호텔롯데를 지목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룹 숙원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은 더욱 요원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사모채·기업어음(CP) 등의 발행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만 총 1조 원이 넘는 공사모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올 들어 벌써 3900억 원을 회사채로 조달했다. 호텔롯데는 연말까지 4월(1000억 원), 5월(1100억 원) 가량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