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몸집불린 SC제일은행, 알짜펀드 덕봤다 [공모펀드 판매 분석/ 개별판매사/은행]타행 환매 시달릴 때 11% 성장
김슬기 기자공개 2018-02-23 08:35:02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1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공모펀드 환매가 거셀 때에도 꾸준히 몸집을 늘린 국내 은행(판매사)이 있다. 바로 SC제일은행이다. SC제일은행은 설정잔고 2조원이 넘는 시중은행 8곳 중 가장 큰 폭으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싱가포르 본사의 투자전략(하우스뷰)과 서울 본사의 상품 전략을 적절히 가져가면서 공모펀드 환매를 적절하게 방어했다는 평가다.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의 2017년 말 기준 공모펀드 설정액은 2조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말 1조8053억원에 비해 1983억원, 11% 가량 증가된 수치다. 전체 은행업권에서 9% 가량의 공모펀드 설정액이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라고 볼 수 있다. 농협은행과 한국씨티은행도 공모펀드 설정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성장률로 보면 1~2% 늘어나는데 그쳤다.
◇ 국내펀드서 20% 넘게 성장…'알짜펀드 발굴'
지난해 SC제일은행은 해외펀드보다는 국내펀드 부문에서 몸집을 늘렸다. 국내펀드 설정액은 9702억원으로 1년 새 1823억원(23.14%)을 늘렸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주식시장이 선전함에 따라 수익실현을 위한 환매도 많았지만 전략적으로 '중위험·중수익'군의 인컴형 펀드를 핵심상품으로 가져가면서 전반적으로 설정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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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파생형에서 전년대비 5배 가까운 성장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파생형 펀드 설정액은 2154억원으로 전년대비 1778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파생형의 경우 작년 하반기 코스닥 시장의 강세에 발맞춰 인덱스 펀드가 인기를 끌었던 영향이 컸다. 실제 'KB스타코스닥15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의 경우 SC제일은행의 판매비중이 60%를 넘어갔다. 연초 해당 펀드의 잔고는 656억원이었다.
다음으로 큰 폭으로 성장세를 보였던 유형은 혼합주식형이었다. 혼합주식형은 1070억원(248%) 늘어나면서 1501억원까지 확대됐다. 혼합주식형에 속하는 펀드로는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을 꼽을 수 있다. 이 펀드는 SC제일은행의 판매비중(대표펀드 기준)이 20%가 넘을 정도로 펀드 설정 초기부터 선호했던 상품이다. SC제일은행의 판매잔고는 135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히트상품으로 꼽혔던 '신한BNPP커버드콜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 역시 판매비중으로는 12%를 차지했고, 잔고는 925억원이었다.
주식형 펀드 역시 573억원(12.85%)이 늘어난 5032억원으로 집계되면서 몸집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시중은행들이 주식형 펀드 환매 몸살에 앓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전체 은행업권에서 주식형 펀드 감소폭은 28%였다.
SC제일은행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을 늘릴 수 있었던 데에는 알짜 공모펀드를 잘 발굴했다는 데 있다. SC제일은행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운용사 및 펀드 평가모형을 가지고 있다. 벤치마크 및 동종유형 대비 수익률을 기초로 한 정량평가를 거친 후 성과(Performance), 운용팀(People), 운용 프로세스(Precess) 등 검증하는 정성평가를 통과해야만 펀드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SC제일은행은 지난해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 등 타사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펀드 등을 추천해 펀드 규모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이 펀드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운용규모가 100억원이 채 되지 않았지만 SC제일은행에 걸린 후 판매채널을 확장해, 1000억원 대의 펀드로 성장했다. 해당 펀드의 SC제일은행 판매비중은 71%로 판매잔고로는 448억원이었다.
◇ 해외펀드는 아쉬운 성장…슈로더유로·뱅크론 펀드 환매 여파
해외펀드의 경우 2016년 대비 160억원(1.57%) 늘어난 1조33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까지였던 해외펀드 비과세 제도에 힘입어 타행들이 13.7% 가량 몸집을 불린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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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 펀드와 특별자산 펀드의 유출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주식형의 경우 3664억원으로 전년대비 602억원(14.11%), 특별자산은 96억원으로 같은기간 441억원(82.1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식형으로 분류되는 '슈로더유로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과 특별자산으로 분류되는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자투자신탁(H)[대출채권]'의 환매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유로지역 시장 회복으로 수익실현을 위한 펀드 환매가 있었고 예상보다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더디면서 뱅크론 펀드보다는 멀티에셋펀드나 이머징채권펀드 쪽으로 자산이 옮겨간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간접 유형은 1641억원, 39.61% 증가하면서 5784억원까지 규모를 늘렸다.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이나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 등도 지난해 전략적으로 추천펀드에 선보이면서 잔고를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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