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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소통 부재가 아쉽다 [thebell note]

서은내 기자공개 2018-03-08 08:05:30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7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의 '로켓배송' 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이제껏 쿠팡은 로켓배송 규모 급증을 지표로 "수천억 적자가 누적되고 있지만 예견된 것이며 아직까지 흑자전환보다 물류 등 투자에 힘쏟을 때"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투자 확대는 힘에 부친 모습이다. 핵심기지인 물류센터의 케파 부족으로 연일 상품 입고 지연, 납품대금 정산 지연이 이어졌다. 결국 불공정거래 혐의로 공정위가 조사에 들어갔다.

쿠팡 물류센터를 놓고 그간 잡음이 많았다. 이곳을 드나드는 화물 업체들 사이에서 쿠팡 물류센터는 기피대상으로 꼽혔다. 상품 입고 정체에 따른 하차 지연 손실이 큰 탓이다. 시간이 흐르면 해소될 일인줄 알았지만 오히려 심각해졌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작 쿠팡은 덮어두고만 있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금 정산 지연은 납품업체들의 부도로도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지만 무조건 "기다려라. 다른 방법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이렇다할 해명이나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없다보니 쿠팡을 바라보는 시장의 불안감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쿠팡이 상품 결제시기와 매입대금 정산시기의 갭을 늘려 빠듯한 현금 흐름을 감당해내고 있다는 설까지 나돌았다. 쿠팡 납품대금에 대해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을 담당하는 우리은행에서 "쿠팡이 외담대 한도 증액이 어려운 상황에서 물건 발주액만 늘리다보니 정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납품업체들에 대신 해명하는 상황이다.

쿠팡은 회사 내부에서조차도 문제 사안을 제대로 공유하기 힘든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지분 100%를 미국 모회사가 들고 있다. 임원진 상당수가 외국인으로 구성됐다. 그 연장선에서 외부 대응 창구인 쿠팡 홍보 채널 역시 어떤 질문에든 "답할 수 없다"는 게 기본적인 기조다.

타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업체와 달리 쿠팡은 단순 상품 중개에 그치지 않고 상품을 직접 사서 판매, 배송까지 책임진다는 '로켓배송' 사업의 꿈을 처음 제시한 회사다. 반짝 판매식 소규모 거래 위주였던 업체가 대형 유통사로 성장할 큰 그림을 그렸다. 조단위 투자까지 유치하며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매출 증가속도도 경쟁사가 따라오지 못할 만큼 빨랐다. 초반 쿠팡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컸던 이유다.

로켓배송 안착 과정에서 잡음이 없을 수는 없다. 문제는 지금같은 소통의 부재가 현재 쿠팡에게 득보다 실이 많다는 점이다. 외부와 소통의 물꼬를 트는 방향으로 가중되는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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