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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송도균, 실효성 없는 이사회 견제 시스템 [KT 지배구조 딜레마]②선진형 구조 만들었지만 회사 이익보다 정권 입맛 따라 의사결정 바뀌어

김성미 기자공개 2018-03-12 08:10:30

[편집자주]

'KT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KT 홈페이지에 가면 볼 수 있는 회사 모토다. 민영화된 지 16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까지 공기업 같은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다. KT는 민영기업이지만 국민기업이란 모토처럼 공기업의 이미지도 갖고 있다. 낙하산 인사가 당연했고 정권이 바뀌면 CEO가 바뀌었다. KT는 내규를 바꿔가며 낙하산 인사를 막고 진짜 민영기업의 모습을 갖추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KT가 민관 딜레마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한 과제와 해법을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9일 07: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의 의사 결정 구조는 시스템이 잘 갖춰 있다. 회장(CEO)을 비롯한 사내이사가 경영을 하고 사외이사가 이를 견제하는 구조다. 회장과 이사회 의장도 분리돼 있다. 하지만 KT의 의사결정 구조가 균형과 견제를 이룬다고 보기 어렵다.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로 이사회를 구성하다보니 회사의 가치보다 정권 눈치 보기에 더 방점을 둔다.

정부의 입맛에 따라 선임된 CEO는 정권 기간에는 강한 권력으로 이사회 의장을 압도한다. 회장과 이사회 의장이 분리돼 있지 않고 밀월 관계를 이룬다고 볼 수 있다. 정권이 바뀌면 이사회 의장이 회장을 압도한다.

황창규 회장 시절 이사회의장은 송도균 씨가 맡았다. 송도균 의장은 황창규 회장이 연임하는 과정에선 가장 큰 역할을 했지만 이젠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의견을 내는 등 황 회장과 갈등 국면을 보인다. 이같은 회장과 이사회의 밀월과 견제 모습은 과거 이석채 전 회장이나 남중수 전 사장 시절에도 똑같이 반복됐다는 후문이다.

KT_이사진

8일 업계에 따르면 송도균 이사회의장은 황창규 회장이 주도하는 사외이사 추천 과정에서 반대 의사를 피력하는 등 경영진과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장석권, 박대근, 정동욱 등 3명의 사외이사가 이번 정기주주총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친다. KT는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후임을 결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송도균 의장이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KT는 결국 장석권 이사는 재선임하고 김대유 전 경제정책 수석 비서관, 이강철 전 사회문화수석 비서관을 후보로 추천했다. 새로 영입되는 사외 이사들은 모두 참여정부 시절 인사들이다.

불과 1년전 송도균 이사는 황창규 회장의 재임을 찬성한 바 있다.

황창규 회장과 송도균 의장은 종전까진 밀월관계라 불릴 만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3월 송도균 의장을 비롯해 CEO추천위원회의 만장일치로 재임에 성공했다. 그에 앞서 지난 2년간 경영진이 제시한 안건에 대해 100% 찬성으로 모두 통과된 바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으로 정권이 교체되자 이사들의 입장이 180도 달라졌다.

송도균 의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정권이 바뀌면서 참여정부 시절 인사들이 사외이사로 영입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다. 회사의 가치보다 정권과 진영 논리로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셈이다.

현재 KT의 이사진은 3명의 사내이사(황창규, 구현모, 임헌문), 8명의 사외이사(송도균, 차상균, 김종구, 장석권, 이계민, 임일, 박대근, 정동욱)로 구성돼 있다.

송도균 의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고 김종구 이사는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그외 인물은 대부분 학자 출신이다. 차상균 이사는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장석권 이사는 한양대 경영대학장을 지냈다. 박대근 이사도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임일 이사는 연세대 경영 대학 교수다. 이외에 정동욱 이사는 검사 출신이고 이계민 이사는 한국경제신문 주필을 지냈다.

학계와 법조계 인사들이 사외이사진을 꾸려 중립성을 갖췄지만 오히려 외풍엔 쉽게 노출되는 경향이 짙다. 더욱이 이사회 의장 등 핵심 인사는 정권 교체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모습이 반복돼 왔다. 과거 이석채 전 회장, 남중수 전 사장 시절에도 이같은 이사회와 경영진 간 밀월과 갈등 구조는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KT는 이사회 구성은 다양하게 하고 권력은 분산시켜 놓았다. KT 이사회는 CEO추천위원회, 지배구조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평가및보상위원회, 경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갖추고 있다.

이처럼 별도의 위원회를 마련했지만 구성원들은 외풍에 쉽게 흔들리는 인물로 배치해 놨기 때문에 제 기능을 하기 힘든 구조다. 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지배구조를 갖췄지만 각 위원회, 이사진이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서 형식에 불과한 이사회라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교체되는 CEO가 낙하산으로 오다보니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경영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으니 이사회의 투명성, 객관성은 더욱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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