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위기의 VAN산업]중소형사 M&A설 '솔솔', 시장 재편 '꿈틀'⑤수익성 악화 원인, 대형 밴사도 인력 구조조정 시작

안경주 기자공개 2018-03-14 14:04:29

[편집자주]

신용카드 결제 대행업무를 맡고 있는 부가통신사업자(VAN) 업계가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 그동안 카드이용 증가에 따라 VAN(밴)사들도 큰 어려움 없이 성장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최근 비용절감을 위해 수수료 정률제 등을 추진하면서 밴사의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간편결제 서비스 확산 등으로 영업 기반마저 흔들리면서 대규모 지각 변동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2018년 국내 밴산업의 현 주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9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밴(VAN, 부가통신사업자) 업계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밴사들이 인력 구조조정 등에 나서면서 업계 내에선 조만간 시장 재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나이스정보통신·한국정보통신·케이에스넷 등 '빅5 체제'로 굳혀진 과점 시장 구조가 더욱 확보해 질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다만 지속적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인수·합병(M&A) 등이 현실화될 수 있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형사 M&A설 '솔솔'

2014년 O2O(온·오프라인 연계) 결제사업을 하고 있는 엘로오투오는 과거 전자지급결제대행회사인 이니시스(현 KG이니시스) 창업주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와 함께 제이티넷(JTNet)을 인수했다. 2015~2016년 제이티넷 유상증자에 참여해 투자금도 늘렸다.

당시 엘로오투오는 O2O결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결제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향후 기업공개(IPO) 계획도 세웠다.

앞서 다우데이타는 지난 2013년 스타밴코리아를 인수, 흡수합병하면서 밴사업에 뛰어들었다. 또 남아프라카공화국 전자지불업체 넷원(Net1)은 지난 2010년 10월 케이에스넷(KSNET)을 인수했다.

엘로오투오, 다우데이타, 넷원 등이 그동안 밴사 인수에 나선 것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밴시장에 편승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밴업계 관계자는 "밴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기업들이 밴사 인수에 나섰다"며 "배당수익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에스넷 경영지표

예컨대 국내 밴업계 3위 사업자인 케이에스넷은 넷원에 인수된 후 7년여 만에 자산 규모를 두배 이상 늘렸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연평균 10% 안팎의 성장세를 보였다. 넷원은 케이에스넷 성장을 기반으로 배당이라는 과실을 챙겼다. 2015회계년도 결산 후 150억 원 가량의 배당을 실시했고, 2016회계년도 48억 원, 2017회계년도 124억원 등이다.

하지만 최근 흐름이 바뀌었다. 밴시장의 성장 기대감 때문이 아니라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밴사들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중소형 밴사인 A사, B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단일 또는 2~3명의 주주로 구성돼 있거나 외국계 기업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앞선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중소형 밴사들이 먼저 매물로 나올 수 있다"며 "가격만 맞으면 언제든지 지분을 팔고 사업을 접겠다고 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순히 주인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기반 확대 등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않으면 자칫 적자의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존의 대형 밴사에서 인수해 합병하는 방안이나 밴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이 중소형 밴사 2~3곳을 한꺼번에 인수, 합병하는 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른 밴업계 관계자는 "밴시장이 성장기에 있을 때 밴사를 인수만해도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 어렵게 됐다"며 "결국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수익성 확보를 위한 합병 형태로 시장 재편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력 구조조정 나선 대형사

밴시장 점유율
합병 중심으로 밴시장 재편이 이뤄진다면 사실상 중소형 밴사를 인수할 곳은 '빅5' 정도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빅5'는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 케이에스넷, 스마트로, KIS정보통신 등으로 밴시장에서 70% 가량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선 대형 밴사가 중소형 밴사 인수에 나설 경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고착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다만 대형 밴사들도 수익 악화로 인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빅5'에 속하는 C사는 사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전자지급결제업(PG)부문 인력은 늘린 반면 밴사업부문 인력은 감축했다. 수익성 악화 여부에 따라 추가 인력 감축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밴협회 관계자는 "일부 대형 밴사들도 최근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밴사업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나이스정보통신과 KIS정보통신은 나이스그룹 계열사다. 중소형 밴사를 인수, 합병하기 보다 두 회사간 합병이 우선될 수 있다. 케이에스넷은 외국계 기업이 단일 주주로, 스마트로는 KT그룹 계열사라는 점에서 M&A에 나서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들 5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이미 70%에 달한다는 점에서 향후 독과점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다.

밴업계 고위 관계자는 "생존을 위한 새로운 먹거리가 없다면 중소형 밴사를 시작으로 고사할 수밖에 없다"며 "아직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알 수 없지만 시장 재편의 가능성이 커져가고 있다는 점에서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