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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원, 세콤에 100억씩 배당…40년 동거의 힘 [격변기 물리보안시장]②세콤 지분 25%로 최대지만 경영간섭 없어…안정적 실적에 두둑한 배당

김일문 기자공개 2018-03-22 08:12:50

[편집자주]

잠잠하던 물리보안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과점 체제가 형성되어 있던 국내 물리보안시장은 SK텔레콤이 2위 사업자인 ADT캡스 인수를 공식화 하면서 업계 재편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양상이다. 주요 업체를 중심으로 국내 물리보안 시장의 현주소를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6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물리보안서비스 시장 점유율 1위 에스원의 최대주주는 일본 보안회사 세콤이다.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지분을 갖고 있긴 하지만 세콤의 지분이 더 높다.

에스원은 세콤과 삼성이 공동의 대등한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콤이 최대주주이지만 에스원 경영은 사실상 삼성이 도맡아하고 있다.

양사의 결합은 상호 윈윈의 결과를 낳았다. 세콤 입장에선 삼성에 경영을 맡기고 있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삼성 계열사들의 수요만 따져도 안정적인 이익이 가능하다. 삼성 입장에선 초기 기술 이전 효과를 감안하면 나쁠게 없다. 더욱이 경영 간섭이 없다는 점도 잇점이다.

에스원은 두둑한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에스원은 연간 400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하고 있으며 약 100억 원의 배당금이 세콤으로 흘러 들어간다.

◇세콤 합작 맞손 38년…연간 100억 배당금 '짭짤'

삼성과 세콤의 인연은 38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77년 한국경비실업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에스원은 사업초기 인경비(사람이 직접 경비를 서는 방식) 안전관리 용역이 주요 사업이었다. 삼성그룹은 1980년 일본 기업 세콤과 합작을 통해 에스원의 사업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에스원은 세콤을 새 주주로 맞이하는 대신 기계경비(무인경비) 기술을 이전받았고, 이듬해인 1981년부터는 국내 최초로 기계경비 사업에 나섰다.

에스원은 2000년 까지 수차례 무상증자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세콤이 에스원에 정확히 얼마의 자금을 투입했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에스원 측은 오래된 일이라 기록을 확인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감사보고서 등을 통해 추산해보면 초기엔 액면가에, 1995년대 이후엔 기업가치를 반영해 액면가 대비 몇배수로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합작을 시작한 1980년 1월부터 6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액면가로 증자했으며 1995년 12월 부터 1997년 7월까지 5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는 최저 1만5000원, 최고 20만3700원에 증자를 단행했다. 유상증자 주식수를 감안한 평균 단가를 계산하면 주당 10만9700원이 나온다. 이후 에스원은 1999년 12월 500원으로 액면가를 재조정했으며 주식 발행수에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초기부터 투자한 주주들의 평균 투자 단가는 1만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세콤이나 삼성 주요 계열사들의 평균 투자 단가다. 세콤은 약 975억원 가량의 원금을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과거 10년간 에스원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 규모는 연간 400억 원 안팎. 지분율대로 계산할 경우 세콤은 10년동안 에스원을 통해 매년 100억 원 가량의 배당을 챙겨갔다. 초기 배당금까지 확인은 어렵지만 이미 원금 이상의 투자금을 회수하고 꼬박꼬박 배당을 챙기고 있다. 세콤 입장에선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면서 굳이 삼성의 경영에 관여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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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성장·배당도 두둑…"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현재 에스원의 최대주주는 지분 25.65%를 보유한 세콤이다. 삼성SDI(11.03%)와 삼성생명(5.34%), 삼성증권(1.3%), 삼성카드(1.91%), 삼성화재(0.97%) 등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을 모두 합해도(20.55%) 세콤 지분율과는 5%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세콤이 최대주주지만 에스원 경영은 전적으로 삼성에서 맡고 있다. 현재 에스원의 등기임원은 총 열 명. 이 가운데 네 명이 세콤 인사다. 전 세콤 국제사업본부장인 키다 코이치가 상근 부사장으로 활동하고 있을 뿐 나머지 세콤측 인사는 기타 비상무 이사와 비상근 감사로 등재돼 있다. 에스원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세콤 인사들이 이사회 멤버로 올라가 있지만 경영은 사실상 삼성에게 맡긴 상태"라고 설명했다.

세콤이 에스원 경영에 직접 손을 대지 않는 것은 삼성의 경영 성과에 기인했다. 에스원은 우월한 시장 점유율 만큼 실적과 재무구조도 탄탄하다. 성장폭이 크지는 않지만 매년 꾸준한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외형을 키워나가고 있다. 최근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에스원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도 보다 6% 늘어난 1조 94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025억 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유지됐다.

주목할 점은 무차입 기조다. 인프라사업에 가까운 물리보안서비스 특성상 초기 투자비용이 많아 자금 수요가 불가피하고, 이는 차입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구조지만 에스원은 자본지출을 충분히 감내할 만한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무차입 경영 기조가 지난 2006년 이후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014년 딱 한번 1900억 원의 단기 차입금이 발생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이는 에버랜드 건물관리사업을 양수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돈을 채우기 위해 조달한 자금이었다. 에스원은 잉여현금과 자회사였던 정보보안솔루션 기업 시큐아이를 삼성SDS로 매각한 돈으로 이 차입금을 모두 갚았다.

각종 지표들을 통해 에스원의 탄탄한 재무상태를 엿볼 수 있다. 매년 1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부채비율은 평균 30% 초반대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차입없이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370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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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원 자본금 변동 상황(출처: 사업보고서, 무상증자 및 주식 배당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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