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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펀드가 살아나는 길

정강훈 기자공개 2018-03-23 07:54:22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2일 09: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태펀드 출자사업이 시작되면서 펀드레이징에 나서는 벤처캐피탈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신규 펀드가 거의 없었던 문화콘텐츠 분야의 펀드레이징 경쟁도 치열하다.

일반적으로 문화콘텐츠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에 재무적 투자자(FI)가 참여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이 때문에 대개 운용사들은 전략적 투자자(SI) 유치에 집중한다.

SI가 펀드에 참여하는 이유는 대부분 레버리지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다. 운용사(GP)는 SI의 펀드 출자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SI와 관련한 프로젝트에 투자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프로젝트 투자를 받아야 하는 SI 입장에선 손해볼 게 없는 조건이다.

그러나 펀드가 SI의 프로젝트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면 엄격한 심사를 거칠 때보다 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펀드 수익률이 중요한 GP에게는 불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펀드를 결성하기 위해서 LP를 모집해야 하는 GP들은 대부분 이를 적정선에서 수용한다.

최근 만난 한 문화콘텐츠 전문 심사역은 펀드를 준비하던 중 출자액의 5배를 투자해달라는 SI를 만났다고 한다. 너무나 황당한 조건이어서 당연히 출자가 없던 일이 됐다. 이 심사역은 "출자액의 3배 수준 투자 조건이라면 받아들일 GP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회상했다.

예컨대 1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하면서 10억원을 SI에게서 출자 받았다고 가정하자. 보통 전체 펀드 중 60%는 펀드의 주목적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남은 40억원 중 20억~30억원을 SI의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그렇게 되면 GP가 아무런 제약없이 수익률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전체의 10~20%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구조에서 문화콘텐츠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결국 문화콘텐츠펀드가 정상적으로 수익을 내려면 GP들의 펀드레이징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보통 60% 안팎인 앵커 출자비율을 현행보다 조금 더 높여야 한다. 대신 그만큼 주목적 투자 비율을 상향하면 펀드의 정책적 성과를 높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은 중국 사드(THAAD) 보복의 해빙 분위기를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문화콘텐츠 산업의 숨통을 틔게 하려면 자금 수혈이 수반돼야 한다. 정책기관들의 출자 조건 개선으로 문화콘텐츠펀드 결성이 보다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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