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4월 11일 08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월 선임된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는 며칠 전 행사자리에서 올해 경영목표를 일부 공개했다. 작년 말 8.5%인 시장점유율(카드사용액 기준)을 상반기 중 9%, 연말까지 10%를 달성하겠다는 게 골자다.데자뷰처럼 느껴졌다. 3년 전인 지난 2015년 1월 유구현 전 우리카드 대표도 취임당시 시장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그의 전임자였던 강원 전 대표 역시 점유율 10%를 목표를 세웠다.
우리카드 최고경영자(CEO)들이 하나같이 '시장점유율 10%'에 꽂힌 이유는 무엇일까. 유 전 대표가 했던 말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카드시장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려면 점유율이 10%를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드업계에선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는 외형 기준을 시장점유율 10% 이상으로 보고 있다. 우리카드가 중하위권을 벗어나 정상에 오르기 위한 1차 목표로 점유율 10% 돌파를 내세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간 우리카드 CEO들은 시장점유율 10%를 향해 달렸지만 성공한 적은 없었다. 분기 중에 10%를 돌파한 경우는 있어도 분기 말, 연말에는 8~9%대로 떨어지기 일쑤였다.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펼쳐지는 카드업계에서 점유율 1% 확대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CEO 단명 리스크가 번번이 영업 드라이브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2013년 4월 우리은행으로부터 분사한 우리카드의 초대 사장인 정현진 전 대표는 선임 2개월 만에 사표를 냈다. 그를 임명했던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013년 6월 퇴진하고 이순우 전 회장 체제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우리카드 2대 사장이었던 강원 전 대표도 1년 4개월 만에 CEO 자리를 내줘야했다. 우리금융지주가 해체됨에 따라 이순우 전 회장이 퇴임하고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에게 대권이 넘어갔다. 같은 시기 우리카드에는 유구현 전 우리은행 부행장이 대표이사로 내려왔다.
지배구조가 자주 흔들리다보니 우리카드의 영업력도 제대로 힘을 받을 수가 없었다. 3명의 전임 CEO 중 임기를 채우고 떠난 이는 유구현 전 대표가 유일하다. 다만 지금은 우리은행의 민영화가 진척됨에 따라 우리카드의 CEO 단명 리스크도 상당부분 해소됐다.
이제 남은 관건은 녹록치 않은 영업환경이다. 가계대출 규제, 법정금리 및 가산금리 인하, 건전성 기준 강화 등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압박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원재 대표는 이 같은 난관을 뚫고 우리카드의 염원을 이룰 수 있을까. 올해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하나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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