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4월 23일 1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이 벌어들이는 펀드 판매 수수료가 1년 만에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간접투자 시장 규모가 커지는 등 영향으로 국민은행 같은 대형 판매사들의 펀드 자금몰이에 탄력이 붙고 있다. 반면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입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KB금융이 거둬들인 증권대행수수료 수익은 579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425억원 대비 36.2% 증가한 수치다. 전분기였던 2017년 4분기(540억원)와 비교해서는 7.2% 늘었다.

증권대행수수료는 KB국민은행과 KB증권 등 계열사에서 발생한 펀드판매 수수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국민은행에서만 1분기 약 530억원 펀드 판매 수수료를 거둬들이며 전체 수익 증가에 기여했다. 지난해 초 출범한 통합 KB증권도 매출 비중이 주식매매 위탁 수수료 중심에서 펀드 판매 등으로 다변화하는 추세다.

펀드 수수료 수입이 1년 만에 크게 증가한 것은 무엇보다 간접투자 시장 규모 확대와 맥이 닿아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공·사모 집합투자기구 순자산총액은 530조원으로 2016년 말 462조원 대비 15% 가량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사모 운용사들이 생겨나면서 시장에 다양한 펀드들이 설정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의 폭이 넓어졌고 증시도 활황을 보이며 간접투자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KB금융 이외 나머지 4대 금융지주(은행)의 올 1분기 자산관리 수수료 수입도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1분기 펀드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KEB하나은행이 약 30% 증가했다. 펀드와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입을 합계해 발표한 신한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KB금융은 펀드 판매 수수료 이외에도 다른 부문 비이자이익 역시 대부분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증권업수입 수수료가 1분기 155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1.8% 늘었다. 이 밖에 신탁이익과 뱅킹업무관련 수수료 수입이 각각 25.5%, 12.1%씩 증가했다. 전체 비이자이익 부문 증가율은 39.1%를 기록했다.

다만 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 수입은 적지 않게 감소했다. 전년 1분기 451억원 수입을 거뒀지만 올 1분기엔 332억원으로 26.4% 감소했다. 다른 금융지주들의 방카 판매량 역시 대부분 감소 추세다.

방카슈랑스 판매가 줄어든 것은 보험사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새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방카슈랑스 비중이 커질수록 재무적 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작년 4월 세법이 개정되며 저축성보험 세제 혜택이 축소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