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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합동 TF, 넉달째 개점휴업 올해 한차례 회의 안열려…투기 열풍 억제로 '관망세' 전환 관측

안경주 기자공개 2018-04-26 13:10:00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4일 17: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 규제 논의가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9월 암호화폐 거래 규제 마련을 위해 정부가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지만 올해 들어 한 번도 회의를 열지 않아 '개점휴업' 상태다. 암호화폐 투기 열기가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서 정부가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평가다.

업계 일각에선 지난 1월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도입 이후 사실상 관계기관 합동 TF의 역할이 끝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암호화폐 거래 규제 논의를 이끌었던 금융위원회의 잦은 인력 교체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암호화폐 관계기관 합동 TF 회의를 올해 들어 한차례도 열지 못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들어 관계기관 합동 TF 회의를 연 적은 없다"며 "다만 암호화폐와 관련해 필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부처별로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암호화폐 관계기간 합동 TF를 구성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당시 금융위 주도로 기획재정부, 법무부 등이 참여했다. 암호화폐 거래 시 본인확인을 의무화하고 증권발행 형식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ICO(암호화폐공개)를 전면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암호화폐 투기 열풍이 여전히 확산되자 TF를 관계부처의 차관급으로 격상시켜 운영했다. 올해 1월 법무부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전면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부처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단락됐다. 이후 금융위의 '자금세탁방지 가리드라인' 등 암호화폐 거래 규제 대책이 나왔다.

그러나 정부의 암호화폐 거래 규제방안은 여기까지였다. 관계기관 합동 TF 출범으로부터 6개월 이상 지났지만 정부는 암호화페 거래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 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ICO 허용 등 암호화폐 거래 규제와 관련한 논쟁이 있을 때마다 "기존 방침에 변하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할 뿐이다. 그나마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암호화폐 관련 은행권 현장점검이 전부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 시장에선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김화준 한국블록체인협회 부회장은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정부가 규제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아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부는 TF 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채 암호화폐 거래 규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 업계 안팎에선 암호화폐 투기 열풍이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서 정부가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를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투기로 규정하고 강경책을 내놨다. 이로인해 지난 1월 초 250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초 700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여전히 암호화폐 가격 변동폭이 크지만 수요가 줄면서 투기 억제 효과를 봤다는 게 금융당국의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암호화폐 거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수요도 줄면서 투기 열풍이 어느정도 잡혔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한 추가 규제방안을 내놓기 보다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암호화폐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도입을 끝으로 사실상 TF의 역할이 끝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각 부처마다 암호화폐 거래 규제에 대한 입장이 달랐기 때문이다. 예컨대 법무부는 암호화폐 거래소 페쇄를 주장한 반면 기획재정부는 거래 양성화를 위한 과세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해 당초 중점을 둔 부분은 거래행위였고, 현행법의 테두리 내에서 암호화폐 거래를 투명화하는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며 "암호화폐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도입으로 거래 투명성이 높아진 만큼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거래 규제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금융위에서 담당업무를 맡았던 주무과장의 잦은 교체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와 관련한 정책은 지난해까지 금융위 전자금융과에서 담당했다.

하지만 올해 초 암호화폐와 관련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금융위는 '가상통화대응팀'을 신설, 범부처 암화화폐 대응책 중 금융부문에 대한 실행을 독려하고 국무조정실과 법무부 등 주요 부처와의 정책 조율을 담당하도록 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지난 3월 과장급 인사에서 2개월만에 가상통화대응팀장을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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