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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물류비용 '딜레마' [기로에 선 편의점]④지급수수료+임차료 등 판관비↑..흑자전환 이전 물류센터 투자여력 없어

박상희 기자공개 2018-05-02 08:02:18

[편집자주]

편의점 전성시대다. 국내 편의점은 인구 노령화와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와 생활패턴 변화와 맞물려 폭풍 성장을 해왔다. 최근엔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 이슈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이마트 등 대기업이 가세하면서 경쟁구도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성장과 정체의 기로에 서 있는 편의점 업계의 주요 이슈들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5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 있는 편의점은 정해진 시간에 필요한 물품이 제대로 공급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점포 수가 늘어날수록 얼마나 탄탄한 물류 체계를 갖춰느냐가 사업 손익과 직결된다. 2020년까지 점포 6000개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마트24는 물류 관련 투자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상태다. 점포 수가 늘어날수록 물류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마트24의 2017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판관비 가운데 지급수수료는 2016년 268억원에서 지난해 536억원으로 2배 증가했다. 2015년 지급수수료는 155억원이었다. 점포 수가 늘어나면서 지급수수료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마트24는 물류 업무를 외주에 맡기고 있는데, 관련 용역비는 손익계산서에 지급수수료로 계상된다. 편의점 물류는 물류센터에서 가맹점이나 직영점포에 상품을 공급하는 배송이 주된 업무다.

이마트24 지급수수료
*감사보고서

지난해 말 기준 이마트24의 점포 수는 2653개다. 올해는 1000개 이상을 늘려 전체 점포 수 3950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5000개, 2020년 6000개 등으로 점포 수를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500억 원을 넘겼던 지급수수료는 점포 수 증가에 비례하면서 조만간 1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적잖은 비용이다.

편의점 '빅3' 가운데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각각 BGF로지스, GS 네트웍스를 물류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BGF로지스는 지난해 매출액 217억원, 당기순이익 27억원을 기록했다. 경쟁사는 자회사를 통해 물류사업에서 이익을 내고 있는데 이마트24는 물류 업무를 위해 매년 수백억원의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처지다.

코리아세븐은 물류 자회사는 없지만 계열사인 롯데로지스틱스를 통해 물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마트24의 경우 신세계그룹에 물류회사가 없어 계열사의 도움을 기대할수도 없다.

물류 업무와 맞물려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것도 편의점 사업의 핵심 역량이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각각 자가 소유 형태로 9개, 8개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이마트24는 임대차 계약을 통해 물류센터를 빌려서 사용하고 있다.

대형마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마트가 전국에 다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편의점 물류와 업태가 달라 협업은 불가능하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편의점은 대형마트와 제품 단위 및 사이즈가 달라 이마트가 보유한 물류 노하우와 시너지효과를 낼 수가 없다"며 "현재로선 물류기능을 할 수 있는 건물을 임차해 물류센터를 차리는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지급 수수료와 마찬가지로 임차료도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14년 25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임차료는 2015년 46억원, 2016년 80억원, 2017년 170억원으로 뛰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임차료가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뛰었다.

이마트24_지급수수료+임차료
*감사보고서

지급수수료와 임차료 증가는 결과적으로 판관비 증가로 이어진다. 지난해 주요 판관비 내역을 살펴보면 지급수수료(536억원) 규모가 가장 컸고, 급여(376억원)가 뒤를 이었다. 2016년엔 급여(233억원)와 지급수수료(268억원)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는 지급수수료 규모가 급여를 압도했다. 지난해 지급수수료와 임차료를 합친 금액은 약 706억원으로 전체 판관비(1666억원)의 42%를 차지했다.

문제는 향후 물류 외주업체에 지불하는 비용과 물류센터 건물을 빌리는데 드는 비용 등이 점포 수 확대와 맞물려 계속 증가한다는 점이다. 점포 수 확대로 매출액이 증가하더라도 판관비 등 비용이 증가하면 이익이 개선될 여지가 줄어든다. 실제로 이마트24는 최근 몇년 사이 매출액 급증에도 불구하고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영업손실 폭이 확대됐다.

흑자전환을 위해선 최소 6000개 점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이마트24는 점포 확장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임차가 아닌 자가 소유의 물류센터 설립과 물류사업 투자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지만 이마트의 현금 수혈(유상증자)에 의지하고 있는 자금력을 감안하면 여의치가 않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현재 편의점 물류는 상당수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시설 자동화 등 투자의 필요성을 많이 느낀다"면서도 "2020년 흑자 전환 이전에는 물류업에 대한 투자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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