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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규정 바꿔 산은 BIS비율 급락 막아줬다 '위험가중치' 관련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최소 수천억 규모 자본확충 부담 덜어

안경주 기자공개 2018-05-09 08:23:49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8일 13: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의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개정으로 산업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급격한 하락 위기에서 벗어났다. 올해 1월1일부터 적용된 은행의 보유주식에 대한 위험가중치(RW) 상향조정과 관련한 예외조항을 신설해 자본확충 없이도 산업은행의 BIS비율이 종전 수준에서 유지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산업은행은 최소 수천억원 규모의, 자본확충 부담도 덜게 됐다. 금감원이 산업은행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주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은행이 보유한 정부의 현물출자 주식에 한해 위험가중치를 상장주식의 경우 300%에서 100%로, 비상장주식의 경우 400%에서 150%로 각각 하향조정,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적용 대상을 2007년말 이전에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으로 제한했다.

금융당국은 2007년 글로벌 은행자본 규제인 바젤Ⅲ 도입을 결정하면서 은행이 보유한 기업주식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상장주식의 경우 100%에서 300%로, 비상장주식의 경우 150%에서 400%로 상향조정했다. 다만 2007년말 이전 보유주식에 대해선 지난해말까지 적용시점을 유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올해 1월1일부터 보유한 기업주식에 대해 위험가중치를 상향조정해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행세칙 개정으로 은행이 정부의 현물출자에 의해 2007년 12월31일 이전에 취득해 계속 보유하고 있는 기업주식에 대해선 위험가중치를 종전처럼 적용할 수 있게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부의 현물출자로 기업 주식을 받은 국책은행들이 이번 개정안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본확충 없이 BIS비율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개정은 자본확충이 쉽지 않은 산업은행의 BIS비율 개선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 앞선 관계자는 "사실상 산업은행의 BIS비율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보유 기업주식에 대한 위험가중치 300%(비상장주식 400%)를 그대로 적용하면 BIS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BIS비율 추이

산업은행의 BIS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15.26%로 전년말과 비교해 0.4%포인트 상승했다. 보통주자기자본비율도 같은 기간 0.41%포인트 상승한 13.18%를 기록했다.

BIS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한다. 보유한 기업주식의 위험가중치가 증가한다는 것은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BIS비율을 높이려면 위험자산을 줄이거나 자기자본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위험가중치 상향조정으로 산업은행의 올 3월말 기준 BIS비율은 12%대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정확한 수치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지난 2016년 국회 예산정책처 등이 발간한 보고서를 토대로 살펴보면 위험가중치 상향조정으로 인해 산업은행의 BIS비율은 2.5~3%포인트 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상장사인 한국전력공사 지분 등이 산업은행의 자본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영향이 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으로 BIS비율 하락에 따른 산업은행의 자본확충 부담을 덜어줬다"며 "특히 유예기간도 정하지 않은 만큼 바젤Ⅲ 적용 기준도 무난히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은행은 바젤Ⅲ를 적용받아 2019년까지 BIS비율을 13%(보통주자본비율 9.5%)로 높여야 한다. 산업은행의 BIS비율을 1%포인트 높이기 위해선 1조원 가량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번 시행세칙 개정이 없었다면 산업은행은 연내 최소 수천억원 가량의 자본확충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한 기업과 가계 대출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등 대출손실, 유가증권평가손실 등으로 인해 BIS비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이번 시행세칙 개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시행세칙 개정으로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도 BIS비율 상승 효과를 얻지만 산업은행에 비해 효과는 적다"며 "수출입은행의 경우 10%대의 BIS비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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