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中 철수' 앞둔 현대홈쇼핑, 현지서 값비싼 수업료 3년 연속 누적손실·경영권 국제분쟁 '이중고'…115억 손상인식

노아름 기자공개 2018-05-10 08:03:18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8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홈쇼핑의 중국사업 철수가 가시화된 가운데 그간의 투자 성적표에 관심이 모인다. 현대홈쇼핑은 경영권 분쟁의 귀책사유가 현지 파트너사에 있다는 싱가포르 국제중재원으로부터 승소판결을 최근 받아들였으나, 향후 잔여 자산에 대한 헐값 매각이 이어질 경우 현지사업 중단에 따른 손실 금액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중국 홈쇼핑 사업을 위해 설립한 합자법인(JV) '상해현대가유구물상무유한공사'에 지난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약 16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후 현지 파트너사와의 갈등으로 2016년 4월부터 방송 송출이 중단되는 등 경영상의 차질을 빚은 결과, 지난해말 기준 장부가액이 22억원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유통업계에서는 현대홈쇼핑의 중국 투자액과 손실 규모는 수백억원에 불과하더라도 여러 차례에 걸친 진출 시도가 무산되며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고 내다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앞서 총 3차례에 걸쳐 중국 홈쇼핑시장 진출을 꾀했으나 시장환경 악화, 현지 파트너사의 변심 등으로 시장 안착을 장기 과제로 남겨두게 됐다.

현대홈쇼핑은 2001년 개국 이후 2003년과 2007년, 그리고 2011년에 각각 다른 방식으로 중국 시장을 노크했다. 2003년에는 현지업체 훙야홈쇼핑 지분 50%를 30억원에 인수하며 중국에 첫 발을 들였다. 이후 5년 만에 철수하게 된 현대홈쇼핑은 2007년에는 베이징CCTV와 손잡으려했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았다.

현대홈쇼핑 중국 합자법인 현황

JV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앞서 겪었던 현지 경험이 자리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사업안정성을 기하기 위해 중국 파트너사와 손잡았다. 가유홈쇼핑(33%), 동방이푸(32%) 등 현지 홈쇼핑사와 케이블 공기업의 자회사와 협업한 결과 2014년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2011년 7월 방송 송출 이후 3년만의 성과다.

현대백화점그룹에서는 총 157억원을 들여 합자법인의 지분 35%를 확보했다. 현대홈쇼핑은 2011년 4월 134억 6300만원을 들여 지분 30%를 취득했으며 이듬해 6월 현대그린푸드는 지분 5%를 22억 4400만원에 획득했다.

현대홈쇼핑은 2010년 기업공개(IPO) 당시 조달 자금의 약 10%를 활용해 중국시장에 대한 초기 투자비로 사용한다는 계획을 밝혔을 정도로 현대백화점그룹에 있어 중국 시장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애증의 시장이었던 셈이다.

상황은 중국 파트너사가 마음을 고쳐먹으며 급변했다. 애초 경영은 현대홈쇼핑이 맡기로 했지만 중국 측에서 경영권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이 난색을 표하자 동방이푸의 모기업 동방유선이 홈쇼핑 방송 송출을 2016년 중단했다. 현대홈쇼핑은 국제사회에 객관적 의견을 요청했다.

싱가포르 국제중재원은 현대홈쇼핑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월 현대홈쇼핑은 중국 홈쇼핑 사업중단 관련 국제중재 판결에서 승소해 100억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았다. 다만 현대홈쇼핑은 사업지속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지난해 자금회수 가능성을 따지는 검사를 실시했다.

손상검사 결과 현대홈쇼핑과 현대그린푸드는 각각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현대홈쇼핑은 115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했으며, 같은 기간 현대그린푸드는 19억 7500만원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양사 모두 지난해 초 장부금액이 회수가능액을 초과한다는 평가를 내린 셈이다.

출자 금액을 감안하면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등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의 출혈은 크지 않다. 다만 시장성 재점검이 필요해진 중국사업이 변수로 떠올랐다. 현대홈쇼핑이 현지서 완전 철수하게 될 지 혹은 파트너사를 다시 물색하는 작업을 밟게 될 지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지난 2월 중국 홈쇼핑 사업중단 관련 국제 중재 결과 현대홈쇼핑이 승소했다"며 "향후 사업철수 시점에 대해서는 파트너사와 협상을 이어가야 하므로 아직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대홈쇼핑 중국 합자법인 실적 추이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