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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구조조정촉진법 '관치' 논란, 엇갈린 시각 은행권 "부실기업 신규지원 압박 우려" vs 최종구 "구조조정, 관치와 상관없어"

원충희 기자공개 2018-05-11 08:18:18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9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사, 대출에 관여해 개인적 이득을 얻는 게 관치라고 생각한다. 기업구조조정이 관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은 9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의 연장을 주장하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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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촉법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제도의 근거법으로 채권은행 주도의 채무상환 유예, 신규자금 지원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 2001년 한시적으로 도입된 후 4차례 연장을 거쳐 내달 말에 시한이 만료된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금융환경 변화 등으로 워크아웃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데다 관치 논란과 맞물리면서 폐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당국은 기촉법을 근간으로 워크아웃을 주도하는 국책은행 및 민간 금융회사를 통해 기업구조조정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은행 중심의 구조조정 비중이 큰 현실을 감안하면 기촉법은 결국 신규자금 지원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은행권에서는 경제원리와 상관없이 정치적인 이유로 구조조정기업에 자금이 투입돼 동반부실리스크가 커지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촉법 실시 후 정부는 회생 가능성 없는 기업에 신규자금 지원 안한다고 했으나 그 원칙이 흔들린 게 한두 번이 아니다"며 "이런 점이 관치 논란으로 불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과 은행권의 시각은 '관치'의 정의에서 확연히 갈렸다. 최 위원장은 금융사 경영에 개입해 사적이익을 취하는 것을 관치로 보는데 반해 은행권은 당국이 구조조정기업 지원을 압박하는 것도 관치라는 입장이다.

사실 금융위 또한 채권은행 중심의 현 구조조정 체계가 금융시장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자본시장(기업구조혁신펀드)을 통한 구조조정, 프리패키지드 플랜(P-Plan·사전회생계획제도)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촉법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국회와 상의할 때 기촉법 우려도 나왔는데 제가 잘 설명해서 여당 의원이 연장안을 발의해줬다"며 "아마 이런 부분이 이해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기촉법을 2년 연장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다만 정부가 기촉법 존폐 등을 포함한 개선방안을 도출해 내년 정기국회 전까지 제출토록 하는 조건부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현재 국회 파행에 막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댓글조작 논란과 6·13 지방선거 등으로 여야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기촉법은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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