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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사업구조개편 진단]농협목우촌, '수직계열화' 생존전략 통할까수 년간 성장 정체, 육계부문 시발점 될 듯…외식사업 강화도 추진

안경주 기자공개 2018-07-03 10:42:00

[편집자주]

농협이 신용·경제사업 분리, 즉 사업구조개편을 추진한 지 6년째를 맞고 있다. 그간 농협은 자산 58조원에 49개 자회사를 거느린 국내 9위의 대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내역에 따르면 한화(61조원)보다는 작고 현대중공업(56조원)보다는 큰 규모다. 하지만 '2020년 농가 소득 5000만원'을 달성하기 위한 경쟁력 부족과 차입금 급증으로 지속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 농협은 조만간 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는 농협 주요 계열사의 재무 및 사업구조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2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식품회사 농협목우촌이 '농협 사업구조 개편'이 추진된 이후 성장 정체에 빠졌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외부요인에 따른 매출 감소 탓도 있지만 소비트렌드 등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한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강화 등 사업경쟁력 확충을 위한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농협목우촌은 1995년 국내 축산업과 양축(養畜) 농가의 동반성장과 질적 향상을 목적으로 농협중앙회의 경제부서로 출발했다. 유가공·육가공·계육가공 사업을 진행해 온 농협목우촌은 2006년 8월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농협중앙회 자회사로 독립, 올해 창립 12주년을 맞았다. 현재 농협경제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농협목우촌 매출

농협목우촌은 2006년 설립 당시 2010년까지 매출액 5300억원, 순이익 100억원의 경영목표를 달성해 국내 최고의 축산종합식품회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농협목우촌 매출액은 2006년 1162억원에서 2010년 4535억원으로 290.1% 증가했지만 설립 당시 세웠던 경영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오히려 2012년 농협 사업구조 개편이 본격화된 후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다. 농협목우촌의 지난해말 매출액은 5207억원으로 2012년(5169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AI 등 외부환경 요인으로 인해 매출에 악영향을 끼친 탓도 있지만 마케팅 강화 등 사업경쟁력 확충에 나섰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게 주된 평가다. 특히 농협목우촌이 브랜드(목우촌프로포크, 목우촌닭고기 등) 인지도는 높지만 시장점유율이 낮아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식사업부문에서의 치열한 경쟁도 성장 정체에 한 몫 했다. 농협목우촌은 '또래오래', '웰빙마을', '목우촌참피자', '미소와돈', '헌터스문' 등 5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치킨 프랜차이즈 또래오래의 경우 100% 국산 닭만 사용한다는 점을 앞세워 2003년 1호점을 낸 후 5년 만에 1000호점을 돌파했다. 하지만 치킨 업계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장 수가 700여 개로 급감했고, 수년째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 밖에 정육형식당 웰빙마을(84개점), 구이 전문점 미소와돈(39개점), 다이닝 펍인 헌터스문(3개점) 등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협목우촌 수익성

수익성 역시 좋지 못하다. 농협목우촌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10년 각각 5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적자와 흑자를 오가며 들쭉날쭉하고 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0년(1.13%)을 제외하고 1%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차입금만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농협목우촌의 총차입금은 2013년 360억원, 2014년 367억원, 2015년 386억원, 2016년 431억원으로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말 기준 총차입금은 567억원으로 전년 대비 31.6% 급증했다. 이 때문에 매년 갚아야 할 자금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농협목우촌은 성장 정체를 극복하고 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직계열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통비용 축소 등 수익성 극대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외식사업을 강화해 매출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복안이다.

그 시발점은 육계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목우촌 내부에서도 수직계열화를 통해 육계부문 시장점유율을 15~2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현재 농협목우촌의 육계부문 시장점유율은 지난해말 기준 3.6% 수준이다. 선두주자인 하림의 시장점유율(계열사 포함)은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농협 관계자는 "기존 업체를 인수·합병(M&A)할지, 농협목우촌 자체 라인을 증축할지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수직계열화 사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닭고기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추진했던 전략적 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실패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축이다. 농협목우촌은 지난 2010년 27억원을 투자해 닭고기전문업체 마니커의 자회사 건형축산 지분 44%를 인수했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2014년 10월 전액 매각하고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금을 대부분 손실처리했다.

농협목우촌이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외식사업분사를 신설, 가맹사업 확대에 나선 것도 정체된 성장을 염두해 둔 행보로 보인다. 농협목우촌은 기존 브랜드 가맹점 확장에 주력하는 한편 외식시장 트렌드에 맞춘 새로운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농협목우촌 재무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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