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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노리는 삼부토건 노조 [thebell note]

한형주 기자공개 2018-07-10 17:18:22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0일 07: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70년 역사(1948년 설립)의 삼부토건이 위태위태하다.

작년 9월 회생절차를 졸업한 것까진 좋았다. 2015년 8월 법정관리 신청 이후 두 번의 매각 실패, 세 번의 시도 끝에 이룬 결실이다.

이렇게 맞은 새 주인은 삼부토건의 발전과는 거리가 먼 회사였다. 우리에겐 '동부로봇'으로 익숙한 DST로봇. 범서방파 두목 고(故) 김태촌 씨의 양아들을 자처하는 김진우 회장과 중국 디신통그룹이 합자(合資)로 동부로봇을 인수해 사명을 바꿨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인수주체가 중국 자본임을 내세워 엑시트를 손쉽게 하려는 플레이어들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삼부토건 인수도 그런 맥락에서 진행했다는 관측이다.

잘못 걸렸다고 판단한 삼부토건은 노사가 합심, DST에 대항하게 된다. 그 방편이 "삼부토건 정상화를 위해 직접 우리사주조합 지분을 사들이자"는 것. 즉 유상증자다.

이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했다. 제3자인 우진의 등장. 40년 업력의 우진은 원전용 계측기를 만드는 회사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맞춰 원자력발전소 폐로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제염, 해체·절단, 용지 복원 등으로 나뉜다. 원자력시설에서 오염을 제거하는 제염은 우진 자체 기술로 가능하지만, 그밖의 작업엔 건설사가 필요하다. 우진이 삼부토건을 품으려는 이유다.

어렵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가 했지만, 뜻밖에 내부의 적이 부상했다. 당초 DST에 맞서 삼부토건 경영권을 쟁취하려던 노조에 사심이 생겼다. 이들이 삼부토건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우리사주 2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기존에 1만원하던 주가가 유증 임팩트로 급락한 데다 30% 할인율까지 적용되니, 거의 절반 값에 취득할 수 있는 기회다. 다만 우진이 최대주주로 들어오면 물거품이 된다.

"불법적 세력이 회사를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단행한다"던 증자의 명분을 살리려면 우진에게 화살을 돌리는 수밖에 없다. 삼부토건 노조집행부는 "DST와의 관련성이 의심된다"며 우진 역시 기업사냥꾼으로 몰았다.

우진은 적자기업이다. 연결 실적으로 잡히는 2개 자회사 손실이 컸다. 재무상태가 안좋아 삼부토건을 인수할 깜냥이 안된다는 논리와 '기업사냥꾼'은 전혀 별개의 얘기다. 우진은 지난달 22일자로 삼부토건 인수잔금도 치렀다. 부실 자회사 2곳은 작년에 모두 정리했고, 올해까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감행했다. 턴어라운드 여부에 관심이 가는 시점이다. 기술력으로 말하자면 국내에서 원자력 계측기를 유일하게 국산화한 회사다. 이른 바 '원자력 중성자핵 검출기'. 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우진을 포함해 세계에 3곳 뿐이다. 법정관리를 받은 기업 노조에 공격당할 상대는 아니라고 본다.

노조가 오너가 돼 회사가 흥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단지 삼부토건은 그 방법이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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