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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코, LS엠트론 전방위 지원에 정상화 '잰걸음' [대기업 내부거래 분석]거래비중 7%→20%, 유증 참여·단기차입 제공 등 810억 투입

심희진 기자공개 2018-07-20 12:27:00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8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물 제조업체인 캐스코가 그룹 계열사의 전방위적 지원으로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캐스코 최대주주인 LS엠트론은 내부 일감을 늘리는 것은 물론 유상증자, 단기차입 제공 등 자금 수혈을 통해 캐스코의 재기를 적극 돕고 있다.

캐스코는 2005년 6월 LS전선(50%)과 삼양중기(37.7%), HSD엔진(옛 두산엔진·12.3%)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업체다. LS전선과 삼양중기의 주물 사업부를 하나로 합치고 선박용 엔진 제조업체인 두산엔진이 고객사로 참여하는 사업구조다. 이듬해 9월 전라북도 정읍에 연산 3만톤 규모의 공장을 마련한 캐스코는 선박엔진, 풍력발전부품, 제철설비, 사출기부품 등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캐스코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건 2008년 LS전선이 물적분할을 단행하면서다. LS전선이 기계 사업부문을 떼어내는 과정에서 캐스코의 최대주주가 신설법인인 LS엠트론(93.5%)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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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LS엠트론으로 주인이 바뀐 직후 캐스코의 실적은 나빠지기 시작했다. 2007년까지 500억원 안팎의 매출과 20억~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던 캐스코는 이듬해 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2014년까지 캐스코는 단 한번도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7년간 누적된 캐스코의 순손실은 570억원이 넘는다.

해외시장 공략 실패가 뼈아팠다. 캐스코는 2006년 11월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법인인 다롄캐스코(DALIAN CASCO)를 신설했다. 다롄캐스코는 2008년 11월 중국 랴오닝성 내 6만6116㎡(2만평) 부지에 연산 3만5000톤 규모의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총 3000만달러가 투입된 다롄공장은 선박용 엔진, 사출 성형기, 발전 설비용 제품 등을 제조·판매했다.

다롄캐스코가 위기를 맞은 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조선산업이 완전히 꺾이면서다. 주요 품목인 선박용 엔진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1대당 400만달러가 넘었던 제품 판매가격이 300만달러 안팎으로 떨어졌다. 그 결과 다롄캐스코는 설립 이래 2014년까지 400억원가량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다롄캐스코의 부진은 모회사의 실적을 잠식했다. 2009년까지만 해도 자체 사업을 통해 수십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캐스코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175억원가량의 누적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550억원이었던 매출도 300억원대 초반까지 감소했다. 결국 캐스코는 2013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최대주주인 LS엠트론은 캐스코의 회생을 위해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2012년 12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데 이어 2015년에는 210억원가량을 수혈했다. LS엠트론이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캐스코에 대한 지분율이 98.42%까지 상승했다. 나머지 1.58%는 HSD엔진이 들고 있다. 이와 동시에 LS엠트론은 캐스코에 2014년 140억원, 2015년 63억원, 2016년 60억원, 2017년 220억원의 운영자금을 빌려주기도 했다.

LS엠트론 관계자는 "글로벌 조선업 경기가 악화되면서 다롄캐스코의 수익성이 나빠졌고, 이에 따라 캐스코의 실적도 흔들리게 됐다"며 "캐스코의 재무건전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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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엠트론은 내부거래를 늘리는 방법도 병행했다. 캐스코가 LS엠트론 품에 안긴 직후인 2008~2009년 40억원대였던 내부거래 규모는 2010~2011년 70억~90억원까지 늘었다. 2014년에는 캐스코가 연 매출(372억원)의 25%인 92억원가량을 LS엠트론으로부터 확보했다. 2009년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의 7~8%에 불과했던 LS엠트론과의 거래 비중은 2015~2017년 20% 안팎까지 상승했다.

LS엠트론의 전방위적 지원, 다롄캐스코 매각 등으로 캐스코의 실적은 2015년 회복세를 띠기 시작했다. 지난 3년간 캐스코의 매출은 300억원대를, 영업이익은 20억~3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 저가수주를 줄이고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덕분에 영업이익률이 7~9%로 상승했다.

LS엠트론 관계자는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역량을 집중한 것이 캐스코의 최근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도 조선업황이 안 좋지만 내부적으로 원가 혁신 등의 노력을 통해 실적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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