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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알펜루트운용, 비결은 '현업 네트워크' [대체투자 하우스 분석] 운용본부가 대체투자 전과정 전담…피투자기업 연결 '가교'

서정은 기자공개 2018-07-31 08:48:12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6일 13: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대체투자 분야에서 '조용한 강자'로 통한다. 금융사들이 몰려있는 서울 여의도가 아닌 강남에 터를 잡고 공식 홈페이지조차 만들지 않았던 것만 봐도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대체투자에 뛰어든지 채 3년이 지나지 않았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의 대체투자는 철저히 내부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진다. 이를 위해 알펜루트자산운용은 각 산업에서 영입한 현업 인력을 중심으로 운용본부를 구성했다. 다른 운용사들이 원활한 딜소싱을 위해 증권사 기업금융(IB) 출신들을 영입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최근에는 피투자기업들을 연계하는 가교 역할에도 뛰어든 상태다.

◇ 운용본부, 소싱부터 투자까지 전담…현업 위주 인력 구성

알펜루트자산운용이 대체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기는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2016년부터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2013년 인티져인베스트먼트로 출발한 뒤 그 이듬해 알펜루트투자자문으로 사명을 바꿨다. 자문사 시절에는 절대수익추구형스왑(ARS) 운용에 특화된 주식투자 하우스로 이름을 날렸었다.

주식에 강점이 있던 하우스가 대체투자 하우스로 변신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자문사 시절인 2015년 불미스러운 일로 사세가 꺾인뒤 알펜루트투자자문은 대거 인력 교체를 겪었다. 이후 본사를 여의도에서 강남으로 이전하고, 수장으로 최보근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길 추구한 것도 이때부터다.

알펜루트운용 출신 관계자는 "아픔을 겪은 뒤 더 이상 주식으로는 승부를 보기 어렵다고 보고 대체투자 진출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갔다"며 "사명을 밝힐 수 없지만 같은 층에 입점한 벤처업체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네트워크를 쌓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알펜루트자산운용의 총 수탁고(펀드+투자일임)은 3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벤처펀드를 포함해 총 32개 헤지펀드를 운용 중이다. 운용자산 중 비상장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금액은 300~400억원 안팎으로 전체의 10% 내외다. 나머지는 대부분이 상장사 메자닌으로 구성돼있다.

투자를 총괄하는 인물은 김항기 대표다. 김 대표는 건국대학교 무역학과 출신으로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알린 뒤 쿼드자산운용과 유리치자산운용에서 주식운용을 담당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에는 2014년 합류해 지난해 말 대표이사에 올랐다. 현재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최보근 대표가 마케팅과 경영을, 김 대표가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전체 20명 내외 회사 인력 중 절반이 운용본부에 소속돼있다.

운용본부 인력 면면을 보면 다른 운용사들과 뚜렷한 차이점을 알 수 있다. 보통 운용사들이 딜소싱을 위해 증권사 출신들을 영입하는 것과 대조된다. 알펜루트자산운용 관계자는 "딜소싱부터 투자까지 운용본부가 전 과정을 담당한다"며 "증권사 관계자들을 통해 소싱하지 않기 때문에 각 산업에서 근무했던 인력을 영입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운용사나 증권사 출신은 김 대표를 포함해 3명에 불과하다. 오세준 상무가 동부·유진·유리자산운용을 거친 운용사 출신이며 엄여진 과장이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에서 근무한 바 있다.

나머지 인력들은 다른 분야에서 영입한 인력들이다. 이달 회사에 합류한 박순우 부대표는 알리바바 중국본사 해외사업 헤드, LB인베스트먼트 중국법인 대표를 거친 인물이다. 이태우 팀장과 박정훈 팀장은 각각 LG디스플레이 전략마케팅그룹, 화이브라더스코리아에서 근무했다. 김택인 팀장도 KT, 딜로이트컨설팅, IBM 코리아 등 비금융업계 출신이다. 최가은 대리도 바로 직전까지 현대미포조선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다.
알펜루트헤지펀드
<자료 = 헤지펀드 업계, 코스닥벤처펀드 제외>

◇ 네트워크 확장 주력…피투자기업 간 시너지 모색

알펜루트자산운용의 대체투자 노하우는 철저히 네트워크에 의해 이뤄진다. 본사를 서울 강남에 둔 것도 증권사에 의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2015년부터 차근차근 쌓아온 네트워크를 통해 굵직한 딜을 꾸준히 성사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지난 4월 출시된 '알펜루트 몽블랑 V 익스플로러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다. 이 펀드는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기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고액자산가들의 입소문을 타며 순식간에 200억원을 모았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를 직접 만나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관련 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빅히트 측과 처음 접촉했을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큰 관심을 표하지 않았었다"며 "그동안 조용히 쌓아왔던 네트워크가 이제서야 빛을 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최근 피투자기업들을 연계해주는 가교 역할에도 뛰어든 상태다. 운용본부 인력이 제한적인 만큼 네트워크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확장성을 갖춰야한다는 판단이다. 이에 서로 협업 가능성이 있는 피투자기업을 연계해 네트워크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첫번째 시도가 대유위니아와 파킹클라우드 간의 시너지 모색이다. 생산장비를 필요로 하는 파킹클라우드에 대유위니아가 설비를 지원해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양사는 알펜루트자산운용의 소개 덕에 현재 협업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알펜루트자산운용 관계자는 "피투자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세간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현재 위치에서 꾸준히 운용을 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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