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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그룹 '경영수업 전초기지' [홈쇼핑 빅뱅④]M&A 및 법인설립 동시다발적 진행…오쇼핑 '해외사업 부진' 꼬리표 뗄까

노아름 기자공개 2018-08-09 08:09:10

[편집자주]

CJ오쇼핑과 CJ E&M 합병 발표 이후 시장에서 내 놓은 평가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시총 6조원 공룡기업의 비즈니스 전략 변화 못지 않게 유통업계에서는 CJ ENM 발(發) 홈쇼핑 재편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성숙기에 접어든 홈쇼핑 시장에서 개별 기업은 각각 어떤 카드를 꺼내들까. 유통기업의 사업구상을 뒷받침하는 재무여력과 이들의 근간을 이루는 지배구조, 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수익구조 변동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3일 15: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 내 CJ ENM의 역할론이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현 회장의 장녀 이경후 상무(사진)가 CJ ENM의 한 축에서 해외 인수합병(M&A)을 진두지휘하고 있을 뿐더러, CJ그룹이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신사업 중추기지인 CJ ENM를 중심에 둔 형태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가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경후 상무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유럽 멀티커머스기업 스튜디오 모데르나(Studio Moderna) △연예기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등 두 건의 M&A를 포함해 △합작법인 형태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설립 등 1건의 신설법인 설립 계획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CJ그룹은 △식품&식품서비스 △생명공학 △신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등 크게 네 분야의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다. 월드베스트 CJ(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자) 달성을 목표로 각 사업군에서 최근 M&A 시도가 활발하다. 식품 사업부문에서는 CJ제일제당의 미국 쉬완스컴퍼니, 신유통 사업부문에서는 CJ대한통운의 독일 슈넬레케 건이 대표적이다.

최근 주목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CJ ENM의 오쇼핑과 E&M 부문이다. CJ ENM은 미디어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CJ오쇼핑과 CJ E&M을 합병했으며 이후 인기 아이돌 지식재산권(IP)을 확보를 위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추진했다. 최근에는 빅히트와 합작사 설립을 통한 엔터테인먼트 시장 진출을 결정지었다.

이는 CJ ENM이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법인의 체계를 갖춘 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사업 다각화 시도를 이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CJ ENM이 오너 3세 경영수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설법인의 조직도에 따르면 CJ ENM은 외형적으로는 홈쇼핑 사업과 방송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합쳤지만 사업부문간 유기적 결합은 크지 않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허민회 총괄부사장이 CJ ENM을 전체적으로 이끌지만 E&M 부문을 허 총괄부사장이 겸직하는 반면 오쇼핑 부문은 허민호 부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수행한다. 이외에도 CJ그룹은 자체적으로 CJ ENM의 오쇼핑 부문을 신유통 사업군으로 분류한 반면, E&M 부문은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사업군으로 묶는 등 사업 분류를 달리했다.

미래성장 전략에 따라 CJ ENM 내 두 개 사업부문을 넘나드는 신설조직을 구성한 점은 특징적이다. CJ ENM은 허 총괄부사장의 직속 조직으로 △전략기획 담당 △경영진단 담당 △브랜드전략 담당 등 3개 조직을 두고 기획조정 역할을 맡겼다. 특히 이 회장의 장녀 이 상무가 신설 브랜드전략 담당 조직을 통해 4년 만에 국내로 복귀했다.

때문에 유통업계는 앞서 CJ그룹에 있었던 고민거리 일부를 CJ ENM이 덜어줄 수 있을지 여부에 주목한다. CJ그룹이 내수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을 뿐더러 대다수가 성숙기 산업에 포진해있다는 점은 그룹사에 고민거리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대규모 자금 지출을 승인해야할 최종 결정권자인 이 회장이 지난 수년 간 자리를 비워왔던 점도 그룹의 성장 속도를 늦췄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유통업계는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이후 CJ ENM이 합병을 통해 활동 보폭이 넓어진 점, 첫째딸 이 상무의 CJ ENM 복귀가 이와 맞물려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이 상무는 거래가가 5000억원으로 예측되는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를 위해 최근 슬로베니아 본사를 찾아 현지 실사에 나서는 등 오너 3세로서 본격적 경영 행보에 나섰다. CJ ENM의 오쇼핑부문이 해외서 값비싼 수업료를 지출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홈쇼핑 부문에서의 유관분야 해외기업 인수는 반등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 가능하다.

CJ ENM 오쇼핑 부문은 홈쇼핑 업계서 가장 먼저 해외에 진출했을 정도로 신규 먹거리 창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2003년 중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CJ오쇼핑은 인도(2009년), 일본(2011년), 터키(2012년), 멕시코(2015년) 등으로 사업 영토를 넓혀왔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인도, 일본, 터키 등에 위치한 법인을 차례로 청산하며 사업 구조조정기를 거쳤다. 현재 해외 7곳에 10개 안팎의 현지 합작 법인을 두고 있다.

유통업계는 CJ ENM이 추진하고 있는 여러 건의 M&A 딜 및 신설 합작법인 설립 건을 완수한 뒤 두 개 사업부문간 고른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 과정에서 이 상무 등의 역할 확대 가능성도 남은 관전 포인트다.

업계 일각에서는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 건을 제외하고는 최근 CJ ENM의 잇단 움직임은 오쇼핑보다는 E&M 부문의 방송·연예·음악 분야 확장에 편중됐다고 내다본다. 이는 앞서 제기된 시장의 우려와도 맥을 같이한다. 합병 당시 앞서 우량한 재무지표를 보유한 CJ오쇼핑에 CJ E&M을 합병시키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재무적으로 열세에 있던 CJ E&M을 CJ오쇼핑이 뒷받침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다만 CJ 측은 양대 부문간 시너지 창출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본다. CJ ENM은 신규 사업을 통해 2021년 매출 8000억원을 추가적으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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