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 '나스닥 철수' 배경은 한화큐셀 실적부진에 비공개 전환…유동성·수익성 동반 하락
박기수 기자공개 2018-08-03 16:03:5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3일 16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케미칼이 100% 해외 자회사인 한화솔라홀딩스와 손자회사 한화큐셀 간 합병을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합병이 이뤄질 경우 나스닥 상장사인 한화큐셀은 나스닥 시장에서 자동으로 상장 폐지된다.
3일 한화케미칼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한화솔라홀딩스와 한화큐셀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사유는 태양광 사업 경영 효율성 제고다.
한화케미칼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세이프가드 발동 등 자국 기업 보호주의 영향으로 외국계 태양광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라며 "자금 조달 채널로서의 활용도도 하락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화큐셀의 유통 주식이 전체 주식 수의 6%(약 500만 주) 수준이고 일 평균 거래 금액도 시가총액의 0.01%에 불과한 데다, 외국 자본 투자 법인에 대한 공시 및 의무 규정에 따라 연간 수십 억원의 유지 비용이 발생해 상장 실익이 없다는 점도 작용했다는 게 한화케미칼 측의 설명이다.
2010년 한화그룹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태양광 사업을 낙점하고 세계 4위 태양광 모듈 업체인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했다.
당시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유가 하락과 국가 보조금 감소로 어두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2011년 한화그룹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태양광 발전-발전설비 유지-관리 프로젝트파이낸싱'에 이르는 수직 계열화를 기획했다. 또 당시 파산 위기에 처했던 독일 기업 큐셀을 인수하며 수직 계열화의 초석을 마련했다.
2015년에는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한화큐셀'로 통합하며 셀 생산 기준 글로벌 1위 기업을 탄생시켰다. 나스닥 상장사였던 한화솔라원과 합병함으로써 한화큐셀의 나스닥 시장 진입도 자동으로 이뤄졌다. 우회상장 1년 만에 태양광 모듈판매량이 전년 대비 60%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다만 현재의 한화큐셀은 트럼프 대통령 부임 이후 자국 산업 보호주의가 확산함에 따라 투자가 위축됨과 함께 재무지표 악화의 고민거리를 함께 안고 있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한화큐셀의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는 각각 20억9530만 달러, 5121만 달러로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은 각각 409.35%, 93.0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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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도 400%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한편 기업의 지급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인 유동비율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었다. 2014년 말 249.02%로 양호한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한화큐셀의 유동비율은 2015년 말 기준 102.63%, 지난해 말 기준 100.63%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이어 올해 3월 말에는 93%로 두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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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흐름도 부정적이었다. 우회상장 후 1년 만에 턴어라운드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던 한화큐셀은 지난해 다시 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한화큐셀의 순 매출과 영업이익은 21억 8890만달러, 2560만 달러로 순이익은 마이너스(-) 1240만 달러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1.20%, -0.57%로 2016년에 비해 각각 6.7%포인트, 5.83%포인트 하락했다.
한화케미칼은 "현재 미 증시에 상장된 주요 외국계 태양광 기업들도 상장 폐지를 완료 또는 진행 중이다"라며 "트리나솔라(Trina Solar), JA솔라 (JA solar)는 각각 작년 3월과 올해 3월 나스닥에서 상장폐지했고, 캐나디안 솔라(Canadian Solar)는 현재 상장 폐지 작업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통상 상장 폐지는 상장으로부터 얻는 이득보다 책무가 더 클 때 이뤄지곤 한다. 상장사는 경영 간섭이나 적대적 인수·합병(M&A)에도 노출된다. 다만 한화큐셀의 경우 그룹 계열사가 지분을 94%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적대적 M&A를 염두에 두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장사는 공시를 통해 기업 정보를 공개해야 하므로 회사의 주요 정보가 경쟁사에 노출된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주요 자산을 매각하거나 다른 회사를 M&A할때도 공시 의무가 부여된다. 실적이나 재무적 성과가 부진할 경우 주주 총회 등을 통해 주주들이 경영진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한화큐셀 역시 실적과 재무 상황이 악화하면서 상장으로 누리는 실익은 미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상장폐지 이후의 한화큐셀은 공시 빈도수가 줄어들고 주요 경영판단사항 등을 알릴 의무가 줄어들게 된다.
한화케미칼은 상장폐지 결정 배경으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치열한 영업 환경 속에서 영업 관련 정보 보호의 필요성이 증대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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