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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전자·GDS, 갑작스런 합병안 까닭은 삼성전자 납품물량 축소, 매출 약화흐름 '숨기기'

김장환 기자공개 2018-08-10 08:21:05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9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덕전자의 대덕GDS 합병은 대덕GDS의 매출 약세가 올 하반기부터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란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최대 매출처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주력 공급사 지위를 놓치면서 실적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를 가리기 위한 목적으로 양사의 합병을 결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덕전자는 자회사 대덕GDS 흡수합병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합병비율은 1대1.6072719로 산정됐으며 합병시 대덕전자는 존속, 대덕GDS는 해산된다. 합병 절차는 이달 23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오는 12월 1일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양사의 합병은 업계에서 전혀 예견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대덕GDS는 1965년 설립돼 50년 이상 업력을 이어왔던 곳이다. 지배구조상 모기업으로 볼 수 있는 대덕전자보다도 먼저 설립됐다. 연간 매출 외형도 대덕전자와 대덕GDS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2017년 실적을 보면 대덕GDS는 4824억원, 대덕전자는 5121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양사의 사업영역이 다소 겹치기는 했지만 굳이 회사를 합칠 이유가 많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도 양사의 합병을 결정한 건 대덕GDS가 올해 들어 삼성전자의 FPCB 메인벤더 자리를 놓치면서 실적이 크게 꺾일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덕GDS는 삼성이 곧 내놓을 예정인 차기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카메라모듈용 FPCB 공급자 자리를 경쟁사인 뉴프렉스에 뺏겼다. 삼성전자 납품 물량은 대덕GDS의 총 매출에서 50% 이상을 차지해왔다.

대덕GDS가 삼성전자 후속 스마트폰의 FPCB 메인벤더로 다시 올라설 가능성도 있지만 그 시기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삼성전자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에 한 번씩 신제품을 내놓는 상황에서 신제품의 FPCB 메인벤더 지위 상실이 주는 충격은 컸다. 적어도 반기, 길게는 4분기 내내 악화된 매출을 회복시키지 못할 상황에 놓인 셈이다.

대덕전자로 흡수합병하게 되면 대덕GDS의 이 같은 충격파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사 합병시 대덕GDS의 매출 약화 흐름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덕전자 매출 외형이 지난 몇 년 동안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는 점도 매출 약화 흐름을 가리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대덕전자 흡수합병으로 대덕GDS는 향후 필요한 대규모 투자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덕GDS는 메인기판(HDI) 사업 관련 차세대 제품으로 평가받아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SLP(Substrate Like PC) 기술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갤럭시S9과 노트9 두 제품에 SLP를 공급하기도 했다. 향후 SLP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새로운 생산라인을 깔아야 할 필요성이 높았다. 대덕전자의 기존 생산라인을 활용하면 SLP 신규 라인 설립 투자비를 상당 수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덕전자의 유보 현금을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SLP 투자비 마련에 긍정적인 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도 대덕전자와 대덕GDS의 합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강호, 김문석 대신증권 연구원은 "양사 합병으로 대덕전자는 반도체 PCB, MLB 등의 매출 정체를 벗어나 전장부품, 반도체 사업 강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SLP 기술 확대가 필요했던 대덕GDS는대덕전자의 반도체 PCB 생산라인을 일부 활용하며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덕 측은 이에 대해 "기술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기술 개발 역량을 집중하여 미래 PCB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합병을 결정했다"며 "중복되고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여 인적·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경영효율성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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