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 공고한 전문경영인 체제 [이사회 분석]지배구조 정점 '홀딩스·케미칼'에만 오너 일가 포진
박기수 기자공개 2018-08-21 08:23:10
[편집자주]
지배구조 개선이 재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천명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업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사회는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주요 기업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0일 14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그룹에는 크고 작은 두 개의 맥이 있다. '큰 맥'은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의 한솔홀딩스 계열이다. 한솔홀딩스는 그룹 내 대부분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작은 맥'은 조동혁 한솔그룹 명예회장(조동길 회장의 친형)의 장녀인 조연주 부사장(기획실장)이 있는 한솔케미칼이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테이팩스와 곧 한·중 합작펀드에 매각할 한솔씨앤피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한솔케미칼이 홀딩스의 지분 3.83%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한솔홀딩스 계열과 한솔케미칼 계열 간 지분 관계는 없다. 한솔케미칼이 독자적 경영 행보를 이어갈 때마다 끊임없이 계열 분리설이 나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솔그룹의 이사회는 양대 맥의 지배구조 정점인 홀딩스과 케미칼에만 오너 일가가 포진해있고 나머지 계열사에는 전문경영인들만이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오너 일가가 직접 계열사의 사내이사로도 등재돼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다른 대기업들과는 반대로 한솔그룹은 경영인들에게 더욱 많은 권한을 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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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그룹은 2015년 한솔제지를 지주회사인 한솔홀딩스와 한솔제지로 인적분할했다. 이후 한솔홀딩스의 이사회는 조 회장과 선우영석 한솔그룹 전 부회장을 중심으로 4인 체제로 유지돼왔다.
현 이재희 한솔홀딩스 대표이사(당시 한솔홀딩스 경영기획실장)는 인적분할 당시 이사회에 합류했다. 현재 한솔홀딩스의 이사회 내 사내이사 구성은 '조동길·선우영석·이재희·박용수' 체제다.
다만 지난해 말 선우영석 부회장이 퇴임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이사회의 무게추는 '조동길·선우영석'에서 '조동길·이재희' 중심으로 이동한 모양새다.
한솔홀딩스 이사회가 '조동길·이재희' 중심이라면 한솔케미칼 이사회는 '박원환 사장·조연주 부사장'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3인 체제다. 한솔창투 경영지원 담당과 한솔케미칼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았었던 박 사장은 현재까지 한솔케미칼 이사회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조 부사장이 이사회에 등장한 것은 2014년이다. 2013년까지 조동혁 명예회장이 있던 자리를 이듬해 대체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은 조 부사장은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컨설턴트와 미국 최대의 란제리 회사인 빅토리아시크릿사의 시니어 애널리스트로 활약했다. 한솔케미칼의 경영권자로 이름을 올린 후에는 테이팩스 인수를 이끌고 코스닥 상장을 위해 2017년 3월까지 테이팩스의 사내이사로 있기도 했다.
나머지 한 자리는 한솔케미칼의 한장안 경영지원본부장이 차지하고 있다. 즉 한솔케미칼의 올해 5월 말 기준 사내이사진은 '박원환·조연주·한장안' 체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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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계열사에는 회사에 오랜 기간 몸담아왔거나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들을 이사회 멤버로 두고 경영 일선에 투입하는 모양새다. 제지와 IT, 건설, 화학 등 분야별로 고도의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는 곳에 전문경영인들을 배치하고 있다.
일례로 민병규 한솔로지스틱스 사장은 재계의 대표적인 '물류통'으로 알려져 있다. 제일제당, CJ 등에서 경력을 쌓았던 민 사장은 한솔그룹으로 적을 옮긴 후 당시 한솔CSN이었던 사명을 한솔로지스틱스로 변경하고 개혁작업을 시작했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한솔제지에도 전문경영진들 외 오너 일가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이상훈 한솔제지 사장은 태광산업 대표이사와 한국바스프의 화학·무역사업 부문 사장 등을 거치며 조 회장에게 탁월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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