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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남양유업, 실적 정체 장기화 [식음료 명가 재발견]②국내, 출산율 감소·브랜드 이미지 실추·신사업 부진…해외, 중국 의존 속 사드사태

전효점 기자공개 2018-10-05 13:26:00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1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때 유업계 선두를 달렸던 남양유업이 '대리점주 갑질 파문'이 불거진 2013년을 기점으로 매출이 하락세로 전환한 후 현재까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올해 초 회계사 출신 이정인 씨를 대표로 영입하는 등 '파격 인사'로 돌파구를 찾았지만 단기 실적 제고로 이어지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남양유업 매출은 전년 대비 9% 하락한 5200억원, 영업이익은 5억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은 2012년까지 연매출 1조3400억원으로 정점을 찍으면서 승승장구했다. 성장률은 연 10% 이상을 상회했고, 영업이익률도 식품업계 평균을 상회했다. 하지만 이듬해 5월 대리점주에 대한 영업사원의 폭언이 문제가 되면서 그해 매출은 10% 마이너스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그 이후 5년이 지나는 동안 남양유업 실적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15년 들어 영업이익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영업이익률은 0~2%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사드 문제로 한중관계가 악화된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12억원으로 적자를 간신히 모면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전년 대비 9% 하락한 연매출 520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를 간신히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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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실적 부진에는 2013년 대리점주 갑질 파문이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하긴 했지만, 부진이 5년째 장기화되고 있는 원인은 좀더 복합적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출산율과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 국외에서는 사드 문제와 중국 시장에 해외 매출의 90% 이상을 의존하는 구조가 영향을 미쳤다. 신사업이 이렇다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정체 추세를 거들었다.

연간 매출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시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출산률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간간이 이어진 소비자 불매운동이 수요를 추가로 위축시켰다. 남양유업의 사업 부문은 우유류, 분유류, 기타류(음료 등)로 크게 나뉜다. 이 가운데 출산률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분유류의 내수 매출은 지난 5년간 가장 급격히 줄었다. 지난 5년간 우유류와 기타류의 내수 매출 감소율은 연 평균 -2%~ -1%를 기록한 반면 분유류 감소 속도는 연평균 -8%에 이르렀다.

남양유업은 내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2013년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 개척에 힘을 기울여 왔지만 전체 매출 신장에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2012년 246억원 규모였던 전체 수출 규모는 2017년 547억원 규모까지 서서히 늘었다. 하지만 전체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5% 대 미만에 머문다.

남양유업은 주요 시장이었던 중국을 벗어나기 위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등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 영역을 넓혀왔다. 하지만 여전히 수출 품목은 절반 이상이 분유 제품이며, 해외 시장은 90% 이상이 중국 중심이다. 그나마 지난해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전체 수출의 27%, 분유 수출의 40%가 일거에 감소했다. 2016년 이후로 기타 부문에서 수출 성장세가 두드러졌지만 아직 연간 20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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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내놓은 커피믹스·생수 등 신사업들은 아직 이렇다할만 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10년 출시된 후 2012년 2000억원까지 이르렀던 커피믹스는 지난해 기준 1300억원까지 줄었다. 생수와 탄산수 매출액도 정체하거나 역성장 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2013년 이후 남양유업은 실적 반등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가 된 대리점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면서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해 힘썼고, 기능성 우유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다양한 해외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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