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토스, 미래에셋 인수에 '상장설' 다시 도마에 낮은 이익률·시가배당률에 보유 매력 적어…LG그룹은 부인
방글아 기자공개 2018-10-10 08:35:52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8일 13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투자PE(이하 미래에셋)가 LG 오너 일가가 보유한 판토스 지분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 동안 주춤했던 판토스 상장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지분 양수도 계약에는 판토스 상장 차익을 꾀하려는 미래에셋의 노림수가 작용했을 것이란 시각에서다. 이는 상장 차익을 제외하면 미래에셋이 판토스 지분 매수로 얻게 될 실익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반면에 당초 판토스 상장설의 근간이 된 구광모 회장의 승계 자금 마련 필요성이 이번 매각으로 사실상 실현된 만큼 상장 동력이 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판토스는 LG 창업주 4세 구광모 회장의 승계 재원으로 거론되며 꾸준히 상장설을 제기받아 왔다. LG그룹이 관련 사실을 재차 부인하면서 양측의 구체적 계약 조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과 그 특수관계인은 판토스 보유 지분 전량(19.9%)을 미래에셋에 매각하기로 하고 세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협상은 최근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기조에 따라 보유 부담이 커져 온 판토스 지분을 매각을 위해 LG일가가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는 "이번 결정은 LG의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데 대한 국민의 눈높이에 적극 부응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인수가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LG상사가 2015년 판토스 지분 51.0% 인수 당시 주당 약 30만8529원을 지불했다는 점에서 30만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2년 사이 판토스는 매출액이 약 65.2% 가량 뛰는 등 가치가 커졌지만 반대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줄고, 당시에 붙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이번 계약과는 무관한 점 등 하락 요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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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의 물류 대행사 격인 판토스는 국내외 물류센터를 두루 거느리고 실제 운송을 하는 여타 자산형 물류 기업과는 거리가 멀다. 판토스는 LG 계열사들이 진출한 해외 지역에서 현지 물류사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실제 운송을 협력사들에게 아웃소싱하되 운송 루트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물류사업을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유형자산은 매출 규모가 2분의 1에 불과한 자산형 물류사 한진과 비교해도 14.6% 수준에 불과하고, 매출의 70% 가량을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어 연간 영업이익률이 2%에 머물러 있다.
더욱이 판토스의 시가배당률은 시중금리를 밑도는 1~2%대로 추정된다. 판토스는 최근 몇 년 간 주당 5000원을 배당해 왔는데, 이를 추정 주가(30만8500원) 대비할 경우 1.6% 남짓이다. 장기 보유 시 얻게 될 배당금만으론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같은 조건에서 양측의 계약서에 풋옵션 조항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래에셋이 상장 시 엑시트(Exit)를 염두에 두고 지분 인수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 힘을 얻으면서 그간 잠잠했던 판토스 상장설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반면에 판토스 상장설이 구광모 회장의 승계 재원 필요성을 근거로 제기됐다는 점에서 이번 거래로 도리어 추진력을 잃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LG 측은 판토스 상장설에 선을 긋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인수는 주식시장에서 제기돼 온 설에 불과하다"며 짧게 답했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상장 시 차익을 노리고 거래에 나선 것으로 볼 요소가 충분해 보인다"면서도 "실제 엑시트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협상에서 방점을 판토스 수익성 개선에 둘지, LG와 호재가 될 인수합병 투자 소식을 가져올지 등 구체적인 내용이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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