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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차기 리더는]1년 겸직 후 분리 방안, '임시직' CEO 전락 우려지배구조 불확실성 되레 증폭…중장기 경영전략 수립·업무 연속성 걸림돌

김선규 기자공개 2018-11-07 15:58:45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6일 11: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은행이 1년간 한시적으로 지주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는 형태로 출범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겸직체제 이후 지주 회장과 행장직 재분리하는 방안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1년 뒤 지배구조를 다시 논의하게 되면 지주사 초기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 및 업무 연속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겸직체제의 당위성인 조직 안정화도 유도하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오는 8일 예정된 우리은행 임시 이사회에서 회장과 행장을 1년간 겸직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겸직 여부 및 임기에 대해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이러한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와 예보 내에서 '1년간 겸직 후 분리하는 방안'을 상당부분 조율한 것으로 안다"며 "지난 26일 이사회 이후 일부 사외이사들도 이러한 정부 입장을 반영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겸직체제 여부를 떠나 1년 뒤 지배구조를 재논의할 경우 적지 않은 부담요인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우선 지주사 초기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 및 업무 연속성을 유지하는데 상대적으로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 사정에 밝은 손태승 행장이 회장으로 선임되더라도 현업을 파악하고 전문성을 발휘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것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달라진 경영환경을 분석하고 다양한 전략 시나리오와 시뮬레이션만 짜는데 최소 8개월 이상 걸린다"며 "특히 우리은행은 낮은 자본비율과 자본여력 탓에 지주사 체제에 맞는 사업포트폴리오 확대가 여의치 않아 임기 1년짜리 CEO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CEO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하는 것도 드문 일이다. 금융업 특성상 중장기 리스크를 고려해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에 CEO임기를 '2+1년'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짧은 임기 동안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질적인 성장보다 양적인 성장에 기댈 수 밖에 없다는 배경에서다.

1년 뒤 지배구조가 바뀔 경우 직전 CEO가 준비한 경영전략도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통상 신임 CEO는 전임 CEO와 경영철학과 경영환경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 업무의 연속성을 가져가기 보다 새로운 전략을 내세운다. 지주사 체제가 자리도 잡지 못한 상황에서 업무 연속성까지 끊기게 되면서 경영전략상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주사 전환 초기 혼란을 방지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가 겸임체제를 선택한 배경은 조직 안정화에 있다. 다만 CEO 임기가 짧다면 지배구조 안정성이 유지되지 않아 겸임체제 장점이 부각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1년 뒤 지배구조를 다시 논의한다는 얘기는 지금 뽑는 CEO를 1년간 잠시 회사를 맡아 관리하는 임시직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임시직 CEO에게 힘을 쏠리기 어렵고 오히려 조직 안정화가 후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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