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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FDA 허가 남은 절차는 국내 첫 신약 허가 신청으로 80층 높이 서류 작업 진행해야…통상 10개월 심사 거쳐 신약허가 승인

강인효 기자공개 2018-12-06 08:19:15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6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자체 개발한 뇌전증(간질)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성분명)'의 신약 판매 허가 신청서(NDA)를 제출했다.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이 혁신 신약의 후보물질 발굴부터 글로벌 임상, 미국 FDA 허가 신청까지 기술 수출과 파트너십 없이 독자적으로 진행한 것은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가 처음이다.

세노바메이트가 성공적으로 FDA에서 허가를 받게 되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역사상 최초로 글로벌 혁신 신약(First-In-Class)에 등극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세노바메이트가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SK바이오팜이 연매출 1조원가량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은 과제는 FDA 등록절차다. 통상적으로 10개월 여의 심사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지난 11월 23일(현지 시각) FDA에 NDA를 제출해 내년 중 세노바메이트 FDA 신약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도 세노바메이트가 성공적으로 FDA 판매 허가를 받게 되면 2020년 상반기 내 미국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 생산은 SK㈜의 원료의약품 생산회사인 SK바이오텍을 포함한 외부 위탁 생산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임상 초기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 수출한다. 기술 수출은 투자 리스크는 줄어드나 대부분의 수익을 파트너사와 나눠 갖게 되는 한계가 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를 독자 개발하고 직접 FDA에서 허가를 받아 자체 판매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이 경우 신약이 창출하는 모든 가치를 원개발사가 누리게 된다.

NDA 신청 과정은 제약사가 신약 판매 승인 신청을 위해 준비한 자료와 신청서들을 미국 FDA에 전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번에 SK바이오팜이 FDA에 제출한 서류는 총 수백만 페이지에 달하며, 그 분량(A4 용지 기준)만 건물 80층(1층 2.5m 기준)에 해당할 정도로 방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FDA 허가 과정은 '페이퍼웍(서류작업)과의 싸움'이란 얘기까지 돈다.

전달 후 약 60일 동안 FDA는 제출된 자료가 검토하기에 적합한지 확인 후 등록 절차(Filing)를 진행하게 된다. 이 NDA 등록 절차가 완료되면 FDA는 이 시점부터 15일 이내에 제약사에게 '신약 판매 승인 신청 접수(NDA Acceptance)'를 통보한다. 이는 곧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 과정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FDA에 따르면 심사 기간은 통상적으로 NDA 신청서 등록일로부터 10개월 정도 소요된다. NDA 심사 기간 중 FDA와 제약사 간 정기·수시 리뷰 미팅, 생산시설 실사 등이 진행된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올해 62억달러(약 6조9000억원)에서 2022년 69억달러(약 7조7000억원)로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뇌전증 환자 수는 미국에서만 약 340만명, 세계적으로 6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추산하고 있다.

뇌전증 치료제에 대한 시장성이 충분한 만큼 SK바이오팜이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신약 허가를 받게 되면 단숨에 연매출 1조원 규모의 제약사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바이오팜은 작년말 기준 총자산은 985억원에 달하며, 매출은 853억원(전부 상품 매출에 해당), 순손실은 94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세노바메이트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해 현재 판매 중인 글로벌 제약사 UCB의 '빔팻'보다 효과가 앞선 것으로 알려져 기대가 크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이 신약 판매 허가를 신청한 북미 시장의 경우 빔팻이 뇌전증 치료제 시장에서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이면서 약 97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면서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가 판매되면 이와 동등한 수준의 매출액을 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NDA 진행 과정은 고도의 사전 준비 과정, 실시간 대응 체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지속적인 협의 등 철저한 준비와 전문 역량이 필요하다"며 "기존 제약사와 달리 세노바메이트 글로벌 임상 3상을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등 20년 이상 쌓은 노하우와 NDA 진행 전문성을 갖추게 된 만큼 향후 이를 국내 제약사와 공유하는 '공동 개발 사업 모델'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 의약품 시장 진출을 위한 첫 단계로 현지 뇌전증학회를 찾아 세노바메이트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고 회사 알리기에 나섰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2018 미국뇌전증학회 연례회의(AES Annual Meeting 2018)'에 참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 행사는 뇌전증과 신경 생리학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새로운 치료법을 논의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학회"라며 "현재 SK바이오팜은 미국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 내 마케팅 센터를 두고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판매를 위한 마케팅 전담 조직과 판매망 구축을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자료]SK바이오팜 AES연례회 참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AES 2018'에서 참석자들이 SK바이오팜 미국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의 단독 부스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SK바이오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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