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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연구개발 전량 비용 처리…대기업 부담? [제약업 R&D 회계 점검]④연간 500억 안팎 비용처리, 지주사 덕 재무구조 부담↓

이윤재 기자공개 2018-02-06 08:02:35

[편집자주]

제약·바이오업계의 R&D(연구개발) 비용 회계처리 이슈가 불거졌다. 금융감독원이 R&D 투자비의 회계처리를 집중 감리할 예정이다. 논란의 포인트는 R&D 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하느냐, 비용으로 처리하느냐의 문제다. 회계 기준 선택의 문제이지만 처리 방식에 따라 이익 규모가 천차만별 달라진다. 제약바이오 업체에 대한 투자 판단과 자금 조달 이슈등과도 연관된 문제다. 이슈의 중심에 선 제약바이오 기업의 회계 상황을 점검하고 신약개발 주소를 확인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5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신약 개발사인 SK바이오팜이 연구개발(R&D)비를 대부분 비용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그룹 지주사내 사업부문으로 있던 시절부터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적용해왔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연간 연구개발비로 500억 원 가량을 할애하고 있다.

바이오 벤처 기업들이 대부분 R&D 비용 일부 혹은 상당 비중을 무형자산으로 회계 처리해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보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기업 산하라는 대외 이미지와 실질적으로 지주회사 덕에 재무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5일 공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연구개발비 대부분을 비용으로 회계처리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제출한 2016년 감사보고서에도 무형자산은 2억 원에 불과하다. 해당 무형자산내 항목은 전부 회원권이다. 연구개발비에 대한 자산화비율이 0%인 셈이다.

SK바이오팜은 연간 연구개발비만 500억 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 주력 파이프라인은 합성의약품이다. 수면장애신약(SKL-N05)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판매승인신청(NDA)을 제출한 상태다.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YKP3089)는 글로벌 임상 3상 중이다. 나머지 파이프라인들도 임상 1상~2상 단계가 한창이다.

지난 2015년과 2016년 SK바이오팜이 지출한 연구 및 경상개발비 규모는 594억 원, 498억 원에 달한다. 자산화 없이 전량 판매비와 관리비로 계상하면서 같은기간 영업손실도 565억 원, 611억 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이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재무구조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의 모태는 지난 1993년 SK에너지 대덕연구소다. 이후 지주회사인 SK㈜ 출범과 동시에 생명과학 사업부로 편입됐고, 2011년부터 독립계열사로 분사했다. 20년이 넘는 업력동안 사실상 SK㈜라는 울타리 안에 있었다.

실제 SK바이오팜은 R&D 전량 비용처리에 따른 효과를 봤다. 지난 2008년 다국적제약사 존슨앤존슨에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한 카리스바메이트(당시 프로젝트명 YKP509)가 신약허가 문턱에서 실패했다. 현재 SK바이오팜은 카리스바메이트의 적응증을 바꿔 재임상을 진행 중이다.

급성중첩발작 치료제 '플루미아즈(Plumiaz)'도 FDA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신약판매승인신청(NDA)를 제출했지만 FDA로부터 검토완료공문(CRL)을 받았다. 임상 디자인을 변경해 NDA 재신청을 노렸지만 결국 지난해 파트너사인 아코다 테라퓨틱스(Acorda Therapeutics)와 라이선스 아웃 계약이 해지됐다. SK바이오팜이 그간 플루미아즈나 카리스바메이트에 들어간 R&D 비용을 자산화했다면 일시에 대규모 손상차손을 인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SK바이오팜의 보수적인 회계처리는 향후 기업공개(IPO)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나스닥에 상장한 많은 바이오기업들은 FDA 허가를 얻기 전 단계에서는 연구개발비를 모두 비용으로 인식하는 회계처리를 쓰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국내 증시에 상장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개발비에 대해서 관리감독을 강화하려는 추세다. SK바이오팜으로서는 어느 쪽으로 상장을 진행하게 되더라도 개발비 회계처리에 대한 논란 부담은 없을 전망이다.

SK㈜ 관계자는 "합성의약품 신약개발은 임상 초기부터 상용화까지 여러 변수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SK바이오팜은 사업부문 시절부터 보수적으로 회계처리를 적용해왔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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