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2월 19일 08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국내 유명 대형할인점에 후쿠시마산(産) 사케가 유통됐다는 사실이 한 언론에 적발됐다. 문제의 본질은 제품의 원산지 표기 부분에 '후쿠시마현'이 표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하위 주소는 적혀있고 '후쿠시마현'만 빠져있어 겉보기에는 별문제가 없어 보인다. 다만 '후쿠시마현'이 빠져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구매자 입장에서는 찜찜할 수밖에 없다. 언론 보도가 나간 뒤 대형할인점은 즉각 제품 판매를 중지하고 판매하는 모든 일본산 제품의 제조업체 주소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7월. 한화그룹은 지주사 격인 ㈜한화에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세웠다. '지원 부문'이라는 이름이다. 옛 삼성 미래전략실 격인 '경영기획실'을 해체하고 불과 한 달 뒤 이뤄진 일이다. 지원 부문의 수장은 경영기획실의 수장이었던 금춘수 부회장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과 계열사 인사팀장 등 고위직들이 모두 지원 부문으로 모였다.
# 원산지가 가려진 사케와 대기업 컨트롤타워라는 엉뚱한 조합에서 대비되는 건 '투명성'이다. 사케 회사와 유통업체는 판매를 위해 투명성을 포기했다. 애초에 후쿠시마산이라고 공개했다면 매출은 줄어들었겠지만 논란이 될 여지는 없었을 것이다. 반대로 한화그룹은 지주사 격인 ㈜한화에 컨트롤타워를 재건하면서 의도와 상관없이 투명성을 챙겼다. 임원들의 소속과 직책을 분기보고서에 구체적으로 기재하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내 공시된 ㈜한화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지원 부문의 구성원이 누구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기존 한화그룹의 경영기획실은 한화그룹의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인원으로 구성돼왔다. 경영기획실의 총인원은 몇 명이고, 구성원은 누구인지 정확한 정보를 외부자들은 알기 힘들었다. 물론 오너 기업이 내부 컨트롤타워의 구성원과 업무 내용 등을 세상에 공개할 의무는 없다. 다만 대기업 내부의 '장막 뒤 실세 조직'은 여전히 국민 정서상 '원산지 미표시 사케'를 바라볼 때처럼 사회로부터 의심의 시선을 받는 게 현실이다.
그룹 내 수뇌 조직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오너 기업 특성상 주요 경영사항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내리기 위해 핵심 조직은 오히려 필요할 수도 있다. 불필요한 사회 논란을 피하고 경영 효율성까지 챙길 수 있는 열쇠는 투명성이다. 이번 달 10일 ㈜한화는 CFO 출신 강성수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지원 부문에 힘을 실었다. 소속 임원들의 현재 상태를 분기마다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투명성 측면에서 큰 진보다. 한화그룹의 행보는 국내 대기업들이 참고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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